인연3
인연3 함부로 만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아니라 사람들 심장에 갇혀있는 혼이다. 무엇 때문에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만나고 있는지 하늘을 흔들어 깨운 다음 물어보아도 아무런 말이 없다. 가끔은 침묵도 무언의 말로 통하고 있지만 우주의 침묵은 그 무엇으로도 깨울 수 없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서로의 어깨를 붙잡고 따뜻한 정을 붙여보아도 침묵만큼 차가운 것은 없다. 서로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지만 서로가 만나고 있다면 그것처럼 깊은 인연도 없다. 누구를 위한 만남인지는 굳이 따지지 않아도 인연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있다면 처음부터 하나였고 지금도 하나일 수밖에 없다. 인연은 소리 내어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숨소리조차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면서도 우연처럼 다가오는 것이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