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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흐르고, 삶은 설거지된다

우주는 흐르고, 삶은 설거지된다 — 신비에서 질서로, 깨달음에서 생활로 1986년,고요의 깊은 곳에서보이지 않는 힘이 다가왔다. 몸을 흔들고,의식의 경계를 넘어우주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체험은 시작이었을 뿐,끝은 아니었다. 이름을 붙이고,그림을 그리고,흩어진 감각을 엮어하나의 질서를 세웠다. 제7의 힘,인체전자석,단광조절기. 신비는 언어를 얻었고언어는 구조를 이루었으며구조는 다시 삶을 향했다. 1987년의 기록에서2004년의 집대성으로,2020년의 방대한 축적을 지나2025년의 개념 정립에 이르고,2026년,다섯 권의 청아당 이론으로마침내 하나의 큰 흐름을 세웠다. 그러나 완성이란더는 나아갈 곳이 없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래 걸어온 길 위에서다음 길을 발견하는 일. 돌아오지만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 ..

59편. 회귀 | 발견

59편. 회귀 ― 멀리 간 것은 어떻게 처음의 자리와 다시 만나는가 멀리 갔다. 처음에는한곳에서시작되었다. 작은 물방울이떨어졌고작은 움직임이생겼다. 그 움직임은점점멀리 퍼져갔다. 처음의 자리에서는이미보이지 않을 만큼멀리 갔다. 그렇다고시작이사라진 것은 아니다. 멀리 간 움직임에는여전히처음의 흔적이남아 있다. 그리고어느 순간그 움직임은자기가 지나온 길을다시 만나기시작한다. 그것이회귀다. 회귀는단순히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같은 길을그대로 되짚는 것도 아니다. 한 번 떠난 것이많은 일을 겪고많은 곳을 지나처음의 자리와다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강물을 생각해보자.산에서 시작된 물은아래로 흐른다.작은 계곡을 지나고여러 물줄기를 만나고넓은 강이 된다.강은계속 앞으로 간다.그리고마침내바다에 닿는다.하지만바다에..

58편. 질서 | 발견

58편. 질서 ― 많은 움직임은 어떻게 하나의 흐름이 되는가 많은 것이움직이고 있다. 하나는앞으로 가고다른 하나는뒤로 간다. 어떤 것은빠르게 움직이고어떤 것은천천히 움직인다. 서로 다른 방향과서로 다른 속도가한곳에함께 있다. 처음에는복잡해 보인다. 무엇이어디로 가는지알기 어렵다. 그런데오래 바라보면조금씩반복되는 모습이보인다. 흩어져 있던 움직임 사이에일정한 관계가생긴다. 한 움직임이 일어나면다른 움직임이 이어지고그다음에는또 다른 움직임이따라온다. 처음에는우연처럼 보였던 것이조금씩하나의 흐름을만든다. 그때질서가나타난다. 질서는모든 것이같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서로 다른 것이자기의 움직임을가지면서도서로의 자리를알아가는 것이다. 새들이하늘을 난다.한 마리가방향을 바꾸면주변의 새들도함께 방향을 바꾼다.누가..

8부 57편. 수렴 | 발견

8부 ― 다시 하나로 넓어진 세계는 어떻게 하나의 질서로 돌아오는가 57편. 수렴 ― 흩어진 것은 어떻게 다시 하나로 모이는가 많은 것이흩어져 있다. 하나는이쪽으로 가고다른 하나는저쪽으로 간다. 어떤 것은빠르게 움직이고어떤 것은천천히 움직인다. 어떤 것은멀리 퍼지고어떤 것은한곳에 머문다. 처음에는서로 아무 관계도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시간이 지나면흩어져 있던 것들이조금씩서로를 향하기시작한다. 멀리 있던 것이가까워지고다른 방향으로 가던 것이한 방향을 바라본다. 그때움직임의 모습이달라진다. 흩어짐이모임으로바뀐다. 그것을수렴이라고부를 수 있을까. 강물을 바라보면그 모습을쉽게 볼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온 물은처음에는수많은 작은 길로흩어진다. 돌 사이로 흐르고골짜기를 지나고작은 물줄기가 된다. 그러다가서로 ..

가능성은 어떻게 현실의 질서가 되는가

가능성은 어떻게 현실의 질서가 되는가 — 계획과 실행의 운영 원리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도방향은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가능성은의식의 가장자리에서 움직이고,움직임은 조건을 만나하나의 형상을 준비한다. 그러나 가능성이 있다고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씨앗에는 숲의 가능성이 있지만흙과 물과 빛이 없으면그 가능성은 잠든 채 머문다. 미래도 이와 같다. 바람만으로 배를 띄울 수 없고돛만으로 바다를 건널 수 없다. 바람의 방향을 읽고돛의 각도를 조절하며배와 물결 사이의 관계를 살펴야비로소 항해는 시작된다. 계획이란미래를 미리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가능성이 현실에서 작동하도록조건과 관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세계는 고정된 사물의 집합이 아니라서로 다른 요소가 관계를 맺고변화와 조절을 거듭하는 운영의 장이다...

56편. 확장 | 발견

56편. 확장 ― 하나의 세계는 어떻게 더 큰 세계가 되는가 하나가만들어졌다. 서로 다른 것이만나고서로의 일부를 받아들이면서처음에는 없었던새로운 모습이생겨났다. 하나의 흐름이되었다. 그러나그것으로끝나지 않는다. 하나가 되었다고 해서그 자리에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하나는다시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자기가 있던 곳보다더 넓은 곳으로나아간다. 그때세계가달라진다. 처음에는작은 공간이었다. 하나의 물방울.하나의 씨앗.하나의 생각.한 사람의 움직임. 그 안에는하나의 세계가들어 있다. 하지만그 세계는혼자서완성되지 않는다. 바깥을 만나고다른 세계와 관계를 맺으면서자기의 범위를넓혀간다. 물방울 하나가물에 떨어진다. 처음에는작은 원 하나가생긴다. 그러나그 원은그 자리에머물지 않는다. 바깥으로퍼져나간다. 하나의 움..

55편. 융합 | 발견

55편. 융합 ― 서로 다른 것은 어떻게 새로운 하나가 되는가 서로 다른 것이만났다. 처음에는그저스쳐 지나가는 것처럼보였다. 하나의 흐름이다른 흐름을 만나고잠시 방향을 바꾸었다가다시자기의 길로 돌아간다. 하지만모든 만남이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만남은흔적을 남긴다. 서로의 일부가서로에게 들어간다. 그리고처음과는조금 다른 모습으로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때무언가가 생긴다. 하나였던 것도 아니고둘이었던 것도 아닌새로운 모습이다. 그것을융합이라고부를 수 있을까. 융합은둘이 하나로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차이가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다른 것이다른 모습 그대로서로에게무언가를 건네는 일이다. 물이다른 물과만난다.한쪽의 물과다른 쪽의 물이흐르며 섞인다.어느 순간어디까지가처음의 물이고어디부터가나..

54편. 교차 | 발견

54편. 교차 ― 서로 다른 흐름은 어디에서 만나는가 각자의 흐름이있다. 물은자신의 길을 따라 흐르고바람은자신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빛은어둠을 지나고사람은자신의 길을 따라 걷는다. 처음에는각자의 움직임이서로 관계없는 것처럼보인다. 각자자신의 자리에서자신의 방향으로나아간다. 그러나길을 오래 따라가 보면서로 다른 흐름이만나는 곳이 있다. 한쪽에서 오던 움직임과다른 쪽에서 오던 움직임이한곳에서마주친다. 그곳에서움직임은잠시달라진다. 강과 강이만나는 곳이 있다. 두 물줄기가서로 다른 곳에서흘러와하나의 물길에서만난다. 처음에는두 물줄기가각자의 색과 속도를가지고 있다. 그러나함께 흐르기 시작하면서서로의 움직임에영향을 준다. 한쪽의 물이다른 쪽의 물을 밀고다른 쪽의 흐름이다시전체의 방향을 바꾼다. 두 흐름은만났지만그..

53편. 경계 | 발견

53편. 경계 ― 연결되면서도 서로 다른 것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안과 밖이있다. 하나의 존재가 있고그 바깥에또 다른 세계가 있다. 몸 안과몸 밖이 있고집 안과집 밖이 있다. 나무 안과나무 바깥에숲이 있다. 하나의 세계와다른 세계가서로 마주 보고 있다. 처음에는둘 사이에아무것도 없는 것처럼보인다. 하지만조금 더 가까이들여다보면그 사이에는무언가가 있다. 안과 밖을나누는 선. 그러나단순히나누기만 하는 선은 아니다. 안과 밖이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자리이기도 하다. 그것을경계라고부른다. 경계가 없다면안과 밖을구분할 수 없다. 무엇이내부인지무엇이외부인지알 수 없게 된다. 하지만경계가 너무 단단하면안과 밖은완전히 끊어진다. 밖에서 들어오는 것도없고안에서 나가는 것도없다. 그곳에는교환이 없다. 움직임도줄..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일생 삶을 품고, 세월을 건너, 다시 행복을 배우는 길 여자는 태어나누군가의 품에서 자란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음을 배우고아버지의 등을 바라보며 세상을 익힌다. 처음에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알지만시간이 흐르면 자기만의 길이 생기고자기 마음을 알아 가며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젊은 날에는하고 싶은 일이 많고가 보고 싶은 곳도 많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함께 미래를 꿈꾸며때로는 결혼하고때로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달라도저마다의 삶에는기대와 설렘이 자란다. 사랑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지 않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기쁜 일을 함께 기뻐하고서운한 일을 함께 풀어 가면서조금씩 서로를 알아 간다. 잘될 때는 웃음이 커지고실패할 때는 걱정이 깊어진다. 한 사람이 ..

52편. 순환 | 발견

52편. 순환 ― 바깥으로 나간 것은 어떻게 다시 안으로 돌아오는가 무언가가밖으로 나간다. 한곳에서다른 곳으로움직인다. 처음에는그것이떠난 것으로보인다. 물이강을 따라 흐르고바람이먼 곳으로 퍼져나간다. 사람이자신의 자리를 떠나고생각이마음을 떠나말이 된다. 한번 밖으로 나간 것은다시는처음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보인다. 그러나조금 더 멀리 바라보면이상한 일이보인다. 떠난 것이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모습을 바꾸고자리를 바꾸면서다시처음과 연결된다. 물이그렇다.강물은산을 떠나바다로 간다.산에서 멀어지고강을 벗어나넓은 바다로 흘러간다.그 순간만 보면물은산을 떠난 것처럼보인다.하지만바다는끝이 아니다.햇빛이바닷물을 데우고물이수증기가 되어하늘로 올라간다.하늘에서구름이 되고구름은다시비를 만든다.비는산으로 내려오고..

51편. 흐름 | 발견

51편. 흐름 ― 오가는 것은 어떻게 하나의 길이 되는가 무언가가오간다. 한쪽에서다른 쪽으로움직인다. 그리고다시돌아온다. 처음에는그저한 번의 움직임처럼보인다. 물이흐르고바람이지나가고사람이오간다. 말이건너가고대답이돌아온다. 무언가가주어지고무언가가돌아온다. 그때만 보면아직길이라고부르기 어렵다. 한 번의 움직임일 뿐이다. 그러나그 움직임이다시 일어난다. 그리고또 일어난다. 같은 자리에서비슷한 움직임이이어진다. 그러면조금씩흔적이 생긴다. 물이 지나간 자리에물길이 생기고사람이 다닌 자리에길이 생긴다. 바람이오랫동안 지나가면나뭇가지가그 방향을 기억한다. 하나의 움직임이반복되면서흩어져 있던 움직임이어느 순간하나의 방향을갖기 시작한다. 그것이흐름이다. 흐름은처음부터완성된 길이 아니다. **움직임이계속 이어지면서길이 ..

50편. 교환 | 발견

50편. 교환 ― 서로 다른 세계는 무엇을 주고받는가 안과 밖이이어져 있다면그 사이에는무언가가오가고 있다. 문이 열리고닫히는 동안사람이 오간다. 창문을 통해빛이 들어오고공기가 움직인다. 강물은땅을 지나바다로 흘러간다. 바다는다시구름이 되어비를 내린다. 하나의 세계가다른 세계와이어지는 순간움직임은혼자 가지 않는다. 무언가를가지고 가고무언가를가지고 온다. 그것을교환이라고부를 수 있다. 교환은물건을주고받는 것만이 아니다. 공기가오가고물이오가고열이오간다.빛이들어오고소리가퍼진다.정보가전달되고감정이움직인다.생각이말이 되고말이다시다른 생각을만든다.우리는매 순간무언가를주고받으며살아간다.숨을한 번 들이마신다.밖의 공기가몸 안으로들어온다.그리고다시내쉰다.몸 안에서변한 공기가밖으로나간다.들어오는 것과나가는 것은같지 않다...

7부 49편. 안과 밖 | 발견

7부 ― 안과 밖 하나의 움직임은 어떻게 더 큰 세계와 연결되는가 49편. 안과 밖 ― 안과 밖은 정말 서로 다른 세계인가 하나의 존재를바라본다. 안이 있고밖이 있다. 몸의 안과몸의 밖. 집의 안과집의 밖. 나의 안과세상의 밖. 우리는자연스럽게둘을 나눈다. 안에 있는 것은나의 것이고밖에 있는 것은나와 다른 것이라고생각한다. 문을 닫으면안과 밖이나뉜 것처럼 보인다. 벽을 세우면안쪽과 바깥쪽이분명해진다. 피부가 있으면몸의 안과 밖이구분된다. 경계가 생기면둘은서로 다른 공간이 된다. 그런데조금 더 자세히바라보면이상한 일이 생긴다. 완전히 나뉘어 있는 것은하나도 없다. 창문을 열면바람이 들어온다. 햇빛이 들어오고소리가 들어온다. 사람이 들어오고사람이 나간다. 문을 닫아도시간은 지나가고온도는 변하고공기는 움직인..

이름은 달라도, 근원은 흐른다

이름은 달라도, 근원은 흐른다 — 성령과 기, 기적과 치유를 넘어 근원층의 작동을 묻다 보이는 세계의 아래에보이지 않는 층이 있다. 빛이 나타나기 전빛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파도가 일어서기 전물결을 준비하는 깊이,생명이 숨을 쉬기 전숨이 깃들 자리를 마련하는이름 없는 여백. 사람은 그것을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 왔다. 어떤 이는 성령이라 했고어떤 이는 기氣라 했으며어떤 이는 생명의 숨이라 했고어떤 이는 우주의 섭리라 했다. 이름은 달랐고믿음은 달랐으며그것을 설명하는 언어도 달랐다. 그러나 질문은 하나였다. 보이지 않는 무엇이어떻게 보이는 세계에 작용하는가. 성령을 부르며 기도하는 사람은절망의 벽 앞에서 다시 일어서고,기를 모으고 호흡을 가다듬는 사람은흩어진 몸과 마음을하나의 중심으로 모으려 한다. 누군..

48편. 자율 | 발견

48편. 자율 ― 누가 명령하지 않아도 질서는 어떻게 생기는가 숲을가만히 바라본다. 누가나무에게어디로 자라라고말하지 않는다. 어떤 나무는높이 올라가고어떤 나무는옆으로 뻗는다. 어떤 가지는햇빛을 향하고어떤 가지는그늘 속으로들어간다. 모두자신의 자리에서다르게 움직인다. 그런데숲 전체를 보면이상한 일이 보인다. 서로 다른 움직임이아무렇게나흩어져 있지 않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공간이 있고가지와 가지 사이에는틈이 있다. 빛이 들어올 자리가 있고바람이 지나갈 길이 있다. 누가정해놓지 않았는데도숲은숲의 모습을만들어간다. 질서는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누군가밖에서명령하기 때문일까. 아니면각자가자신의 자리에서움직이기 때문일까. 개미를보아도 그렇다.수많은 개미가각자 움직인다.어떤 개미는먹이를 찾고어떤 개미는먹이를 나르고..

47편. 안정 | 발견

47편. 안정 ― 움직이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움직임이다시모였다. 멀리 퍼져나갔던 것이각자의 길을 지나돌아왔다. 흩어졌던 힘이한곳에서만났다. 하지만모인다고 해서곧바로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물이한곳에 모이면흔들린다. 파도가밀려오고다시 물러난다. 그릇 안의 물도처음에는출렁인다. 한동안움직인 뒤에야수면이조용해진다. 그러나조용해졌다고 해서물이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면다시 흔들리고온도가 변하면모양이 달라진다. 물이그릇 안에머무는 동안에도계속해서환경과 관계를 맺는다. 안정은움직임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움직이면서도무너지지 않는 상태다.** 나무를 보아도그렇다.바람이 불면나뭇가지가흔들린다.강한 바람이 불면나무 전체가기울어지기도 한다.그런데도쉽게쓰러지지 않는다.나무는흔들리지 않아서..

46편. 회수 | 발견

46편. 회수 ― 퍼져나간 것은 어떻게 다시 모이는가 하나의 움직임이여러 곳으로퍼져나갔다. 한곳에 있던 물이여러 갈래로 나뉘고한 줄기의 빛이넓은 곳으로 퍼지고한 사람의 말이여러 사람에게전해졌다. 처음에는하나였다. 그러나움직이는 동안여러 모습이 되었다. 이제그 움직임은처음과다른 곳에 있다. 멀리 떨어지고서로 다른 길을 지나고각자의 흔적을만들었다. 그렇다면퍼져나간 것은그대로흩어져 버리는가. 그렇지 않다. 자연을 보면멀리 간 것들이다시 모이는 장면을자주 만난다. 구름이하늘에 흩어졌다가다시 모인다.빗방울이땅으로 내려와작은 물길을 만들고작은 물길이하나의 개울이 된다.개울은다시 강이 되고강은바다로 향한다.물은흩어지는 것만으로살지 않는다.퍼지고모이고다시 퍼진다.움직임은한 방향으로만흐르지 않는다.나뭇잎을 떠난 물도그..

45편. 분산 | 발견

45편. 분산 ― 하나의 움직임은 어떻게 여러 곳으로 퍼지는가 하나의 움직임이한곳에모였다. 흩어져 있던 힘이하나의 방향을 찾고그 방향을 따라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움직임은한곳에만머물지 않는다. 물이한 줄기로흐르다가갈라진다. 하나는왼쪽으로 흐르고다른 하나는오른쪽으로 흐른다. 처음에는하나였던 물이어느 순간여러 길을만든다. 하지만갈라졌다고 해서물이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나의 흐름이여러 흐름으로나뉘었을 뿐이다. 분산은흩어지는 것이다. 그러나아무렇게나흩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움직임이자신이 가진 것을여러 곳으로나누어 보내는 것이다. 빛을 생각해보자.한 줄기의 빛이벽에 닿는다.벽은빛을한곳에만가두지 않는다.넓은 면으로퍼뜨린다.어둠 속에 있던작은 빛 하나가방 전체를조금씩밝힌다.빛은나뉘지만빛이라는 성질을잃지 않는..

지식의 압축, 기억의 인출

지식의 압축, 기억의 인출 — 쌓아 두는 앎에서 작동하는 지혜로 많이 안다고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오래 읽었다고필요한 순간에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지식이 쌓이고기억은 저마다의 길을 따라 흐른다. 먼저 배운 것은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문이 되기도 하고낯선 것을 밀어내는 벽이 되기도 한다. 나중에 배운 것은앞선 지식을 밝혀 주기도 하지만오래된 기억의 자리를 가리기도 한다. 기억은 단순히 쌓이지 않는다. 서로 연결되고, 경쟁하고,때로는 서로의 길을 가로막는다. 그러므로 배움에는더하는 일만큼이나구별하는 일이 필요하다. 무엇이 같은지 살피고무엇이 다른지 가려내며흩어진 지식 사이에제자리를 찾아 주는 일. 복잡하게 얽힌 것을 풀어핵심만 남기되그 핵심이 어디에서 시작되어어디로 이어지는지 잊지..

44편. 집중 | 발견

44편. 집중 ― 흩어진 움직임은 어떻게 하나로 모이는가 여러 길이앞에 놓여 있다. 오른쪽으로도갈 수 있고왼쪽으로도갈 수 있다. 앞으로 갈 수도 있고잠시돌아갈 수도 있다. 가능성은많다. 그러나하나의 길을선택했다. 이제다음 움직임이필요하다. 선택한 길을걷기 위해서는흩어져 있던 움직임을한곳으로모아야 한다. 시선이이곳저곳을향하고마음이여러 생각 사이를오가고발걸음이서로 다른 방향으로움직인다면아무리 좋은 길을선택해도멀리 가기 어렵다. 그래서선택 다음에는집중이 온다. 집중은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이아니다. 오히려많은 것 가운데지금 필요한 것을더 분명하게보는 것이다. 숲에나무가 많다.어느 나무를볼 것인가.처음에는모든 나무가눈에 들어온다.하지만한 그루를바라보기 시작하면그 나무의 줄기와가지와잎이 보인다.조금 더 바라보면잎..

43편. 선택 | 발견

43편. 선택 ―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하나의 길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환경이바뀌었다. 익숙하던 길이달라지고어제와 같은 방법으로는움직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움직임도달라져야 했다. 돌아가기도 하고속도를 늦추기도 하고새로운 길을찾기도 한다. 그렇게적응하면서다시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새로운 환경에서는한 가지 문제가생긴다. 갈 수 있는 길이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른쪽으로갈 수도 있고왼쪽으로갈 수도 있다. 앞으로갈 수도 있고잠시멈출 수도 있다. 돌아갈 수도 있고전혀 다른 길을찾을 수도 있다. 가능성이많아진다. 하지만사람은동시에모든 길을걸을 수는 없다. 어느 순간하나의 길을정해야 한다. 선택은그때시작된다. 숲길을걷는다고 생각해보자.처음에는길이 하나다.그 길을 따라가면된다.그러나조금 더 걷다 보면길이두 갈래로나뉜..

42편. 적응 | 발견

42편. 적응 ― 변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 움직임은계속해서조절된다. 한쪽으로 기울면다시 돌아오고너무 빨라지면속도를 늦추고너무 멀어지면조금씩가까워진다. 그렇게흐름은자기의 균형을찾아간다. 하지만세상은가만히 있지 않는다. 바람의 방향이바뀐다. 계절이 바뀐다. 물이 줄었다가다시 많아진다. 어제까지열려 있던 길이오늘은막힐 수 있다. 환경이 달라지면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도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움직임은변하는 환경 속에서어떻게자기를 이어가는가. 나무를 보면알 수 있다.나무는한자리에 서 있다.걸어서다른 곳으로옮겨갈 수도 없다.그런데도계절이 바뀔 때마다모습을 바꾼다.봄에는새 잎을 내고여름에는잎을 넓힌다.가을에는잎을 내려놓고겨울에는움직임을 줄인다.나무가같은 모습으로계속 있으려 한다면계절의 변화 속에서살아가기 어..

복잡성을 넘어, 질서를 운영하다

복잡성을 넘어, 질서를 운영하다 상충과 공존에서 언어와 문명까지 제1장. 충돌은 어떻게 갈등으로 확대되는가 1절. 되갚음이 만드는 악순환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사람마다 능력과 생각이 다르고, 같은 상황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누군가에게는 선의인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모욕이 되기도 하고, 사소한 충돌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함께 놀다가 실수로 서로를 때리는 일이 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리면 상대는 자신도 맞았으니 되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우연한 충돌이었지만, 다음에는 의도적인 보복이 되고, 그다음에는 더 큰 보복이 이어진다. 최초의 충돌보다 되갚으려는 힘이 커지는 순간, 사건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다. 문제는 최초의 실수만이 아니..

6부 41편. 조절 | 발견

6부 ― 움직임을 움직이는 것 변화 속에서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 41편. 조절 ― 움직임은 어떻게 스스로 균형을 찾는가 전환이일어났다. 오랫동안 이어지던 흐름이어느 순간새로운 모습으로바뀌었다. 이전과는다른 질서가 생겼다. 그러나변화는그곳에서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질서도계속 움직인다. 바람이 불고물이 흐르고사람이 걷고계절이 바뀐다. 모든 것이다시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렇다면새로운 질서는어떻게무너지지 않는가. 한번 만들어진 모습이그대로멈추어 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살아 있는 것은계속 변한다. 나무는자라면서모양이 달라진다. 강물은계속 흘러가면서도강이라는 모습을유지한다. 사람은걸으면서몸의 자세를계속 바꾼다.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보일 때에도몸 안에서는수많은 움직임이이어지고 있다. 움직이지 않아서균..

40편. 전환 | 발견

40편. 전환 ― 하나의 흐름은 언제 새로운 질서가 되는가 하나의 흐름이계속되고 있다. 한 번 움직이고돌아오고다시 움직인다. 같은 움직임이반복되는 것처럼보인다. 그러나자세히 보면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아주 작은 차이가생기고그 차이가흔적이 되고흔적이하나씩 쌓인다. 처음에는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물 한 방울이바위를 바꾸지는 않는다. 바람 한 번이산의 모습을바꾸지도 않는다. 한 사람이한 번 걷는다고길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그러나같은 일이계속된다. 물이 흐르고바람이 불고사람이 걷는다. 한 번이두 번이 되고두 번이수없이 반복된다. 그러면어느 순간처음과 다른 모습이나타난다. 바위에작은 홈이 생기고땅에는길이 생긴다. 나무의 가지는바람이 지나온 방향을 따라조금씩 휘어진다. 처음에는변화가 아니었던 것들이시간이 지나면..

우주의 나침반

우주의 나침반 — 깨달음 이후, 삶으로 돌아오는 길 사람은깨달았다고 멈추지 않는다. 깨닫지 못했다고움직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숨은 쉬어야 하고배는 고프며마음은 누군가를 향하고삶은 내일을 향해 흐른다. 모든 것을 놓았다 말하면서도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고더는 바랄 것이 없다면서도또 다른 아침을 맞는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는가. 누가 명령하지 않아도존재는 꿈틀거리고보이지 않는 힘의 결을 따라세상은 쉼 없이 움직인다.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움직임은 움직임을 낳고관계는 변화를 부르며변화는 다시새로운 움직임을 깨운다. 한 바퀴 돌아끝난 줄 알았던 자리에서또 다른 길이 열린다. 돌아왔으나 같지 않고끝났으나 끝나지 않았다. 나선형 회전,나선형 귀환. 그것은 제자리를 맴도는 일이 아니라돌아올 때마다존재의 지평을 넓히는 ..

나선형 회전, 나선형 귀환

나선형 회전, 나선형 귀환 — 보이지 않는 근원에서 삶으로 보이지 않는다고없는 것은 아니다. 소리 없이 다가와존재의 깊은 곳을 흔들고멈춘 듯한 세계의 등 뒤에서쉼 없이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는 힘. 누가 기뻐하는지누가 절망하는지누가 깨달음의 문턱에 서 있는지근원은 묻지 않는다. 삶이 환하게 열릴 때도삶이 무너져 내릴 때도존재의 안팎을 관통하며보이지 않는 힘은 흐른다. 생명만이 아니다. 돌도,흙도,물도,바람도,별도,이름조차 얻지 못한무수한 존재들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저마다 다른 질서 속에서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존재의 자리를 이어 간다. 움직임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변화는 무엇을 따라 이어지는가. 눈앞에 드러난 현상 너머아직 다 헤아리지 못한 근원의 층위,그 보이지 않는 작동을 향해사유는 깊어지고우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