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과 허상 실존과 허상 있는 것과 없는 것 이 둘의 차이점은 실존과 허상이라는 족쇄이다. 발을 묶고 손을 묶고 몸을 묶는다면 실존과 허상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바람이나 저 멀리서 달려오는 구름이나 손에 만져지지 않는 것은 똑같다.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2.03
우주에서 불어오는 바람 우주에서 불어오는 바람 굴삭기로 파내려가는 지구의 운명은 뜨거운 열기에 의해 녹고 있는 빙하와 같다. 얼마나 더 달려야 지구가 파괴되는지 얼마나 더 붙잡고 있어야 온전한 지구의 땅을 밟고 서있을 수 있을지 그 끝은 알 수 없다. 바람은 날마다 분다. 어떤 때는 바다에서 하늘을 향..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2.02
감사기도 감사기도 숨을 죽이고 자신을 죽이고 세상의 모든 움직임을 죽여야 나타나는 힘 하늘로 연결된 선을 따라 움직이는 기도의 끝에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적이 살아있다. 십일조가 그렇고 새벽기도가 그렇고 순교자가 그렇다.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나타나는 절대자에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1.27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바람이냐, 물이냐, 바다이냐? 너는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에서 멈추는가? 구름처럼 떠밀려온 세월 앞에 서있기도 하고 파도처럼 성난 바위위에 서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기도 하고 떨어지는 우주의 비를 맞으며 달려온 너는 누구냐? 단, 한 시간도 서있지 못할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1.26
손에 쥐어진 한순간 손에 쥐어진 한순간 앞으로 달릴 때가 좋았다. 뒤로 달리는 사람들은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 달리는 사람들은 새로운 끝을 향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거나 가도 가도 시작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주의 어떤 선도 밟아보지 못한..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1.14
눈은 감는 것이 아니다 눈은 감는 것이 아니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한곳으로 모이는 시간은 겨울이다. 그래 처음부터 눈을 감는 것이 아니었다. 저 멀리서 시작된 잘못된 궤도가 정상을 이탈하고 있을 때 알아야했었고 함부로 눈을 감는 것이 아니었다. 눈은 뜨라고 있는 것이고 눈은 감으라고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1.04
걷고 싶지 않은 길 걷고 싶지 않은 길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러도 땅의 울림만 있을 뿐 더는 들리지 않는다. 걸음위에 또 다른 걸음이 있어 바람을 타고 떠난다. 동해에 눌러앉아 노송을 거느리고 있는 경포대를 밟기도 하고 서해에 눌러앉아 청량한 바람을 일으키는 흥륜사 경내를 거닐기도 한다.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0.23
끝 끝 생로병사의 끝에는 시작이 있지만 시작의 끝에는 끝이 없다. 한 바퀴 뒤에는 두 바퀴가 기다리고 있지만 끝에는 시작이라는 문이 열려있다. 시작과 끝이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처음과 나중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처음은 설렘에 대한 기다림이고 나중은 오랜 숙원을 풀어야하는 숙제..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0.15
처음 처음 가야할 길을 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처음으로 나서는 길 가슴이 들뜬 만큼 발걸음 또한 가볍다. 순수의 미학처럼 처음은 늘 설레게 한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지만 우리가 가지 말아야할 길도 정해져 있다. 하늘이 쳐놓은 울타리를 허락도 없이 넘나들거나 가슴으로 밀어버리며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0.12
계절에 따라 늦게 가는 세월 계절에 따라 늦게 가는 세월 가장 늦게 가는 계절은 겨울이다. 봄이 기다려지는 겨울은 긴긴 밤 동지섣달을 지나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나오면서 추위가 풀린다는 경칩이 지나야 봄을 만날 수가 있다. 요즘은 지구의 온난화 현상 때문에 음력의 위력도 차츰 수그러들고 있지만 추위가 가시지 않..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11.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