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흔든다고 흔들릴 허공이 아니다

청아당 2025. 4. 18. 20:23

흔든다고 흔들릴 허공이 아니다

 

바람은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속성이다.

 

벽에 부딪히면 벽을 뚫고서라도 바람은 지나간다.

 

바람은 가만히 놓아두어도 바람이다.

 

형체가 있던?

형체가 없던?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이 있다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선다.

 

아무리 바람이라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벽이 없는 곳이다.

 

고요는 고요를 말하지 못한다.

 

침묵은 침묵을 말하지 못한다.

 

흔든다고 흔들릴 허공이 아니라서 그렇다.

 

2025418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