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8 4

땅끝마을 – 보길도행 여객선

땅끝마을 – 보길도행 여객선 전망대에 도착하여 다도해를 바라보니 더는 건널 수 없는 바다다. 하늘에서 바라본 목포와 제주 간의 거리는 한발만 뻗으면 지척 간에 있는 것이 제주도이다. 땅끝에서 바라보는 것하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이 다르게 보인다. 거리는 똑같은 위치에 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 것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보길도행 여객선 옆에 있는 땅끝마을 표지석에 도착했다. “한반도최남단 땅끝”이라고 쓰여 있다.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다. 살다 보면 갈 수 있는 곳이 있고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이곳은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보길도행 배편인 뉴장보고 호를 타야만 갈 수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선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

두륜산 대흥사

두륜산 대흥사 500년 된 느티나무가 연리근(連理根)으로 묶여있다. 대흥사(大興寺) 일주문에 오르기 전 우측으로 유선관(遊仙館)이 자리하고 있다. 31년 전 방문했던 유선관의 입구가 바뀌어있다. 새로 생겨난 유선 카페가 앞을 가로막고 있고 외부인은 무단출입을 금지함과 동시에 촬영조차도 금지돼 있다. 상업화돼 있어 하루 숙박비가 2인 기준 1실이 24만 원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7만 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올랐다. 멋과 낭만을 중시하던 분위기가 정제화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대흥사 길을 오르다 보면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갈 수 있도록 힐링 코스가 마련되어져 있다. 물소리 산 소리 따라 오르다 보면 피안교가 나오고 반야교가 나온다. 반야교를 지나면 두륜산 대흥사 일주문이 크게 반겨준다..

두륜산케이블카

두륜산케이블카 20분 간격으로 두 대로 운행하고 있다. 층층이 나무와 조리대가 인상적이다. 두륜산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운무에 가려 다도해와 맑은 날 한라산까지 보인다는 전망이 깜깜이로 바뀌었다. 전망대에서 30m 내려가면 해발 638m 고계봉(高髻峰)이 보인다. 해남은 13개 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운무에 가려 다도해와 한라산은 보이지 않지만 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2003년에 두륜산케이블카가 설치되어졌고 곡선을 풀어놓은 지방도로는 간선도로로 재배치되어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구름다리와 출렁다리가 생겨났고 기암괴석 사이에 안착한 정자가 호남의 정자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단지와 각종 편의시설이 군데군데 서 있다. 시골에서..

다산초당 – 천일각

다산초당 – 천일각 다향소축(茶香小築)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비가 쏟아지는 늦은 시간 오후 5시경 다산초당을 찾았다. 마당 앞에 차려진 차 바위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과 제자들이 환담하며 차담을 나누는 모습이 선명하게 묘사된다. 빗방울이 거센 가운데 우산을 쓰고 대나무 폭포 연못을 지나 동암(東庵)에는 2천여 권의 책을 소장해놓고 지인과 객을 맞이하며 견문을 넓힌 곳이기도 하다. 초의선사가 명당자리라고 한 천일각(天一閣)이라는 정자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강진만을 내려다보면 한눈에 선경으로 변하기도 한다. 비까지 촉촉하게 내려앉는 천일각이라 빗속을 뚫고 강진만을 향해야 하는 시야는 빗줄기에 그대로 잠긴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거나 사색이 막힐 때 천일각에 올라 강진만을 내려다보면 시상과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