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대흥사
500년 된 느티나무가 연리근(連理根)으로 묶여있다.
대흥사(大興寺) 일주문에 오르기 전 우측으로 유선관(遊仙館)이 자리하고 있다.
31년 전 방문했던 유선관의 입구가 바뀌어있다.
새로 생겨난 유선 카페가 앞을 가로막고 있고
외부인은 무단출입을 금지함과 동시에 촬영조차도 금지돼 있다.
상업화돼 있어 하루 숙박비가 2인 기준 1실이 24만 원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7만 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올랐다.
멋과 낭만을 중시하던 분위기가 정제화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대흥사 길을 오르다 보면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갈 수 있도록
힐링 코스가 마련되어져 있다.
물소리 산 소리 따라 오르다 보면 피안교가 나오고 반야교가 나온다.
반야교를 지나면 두륜산 대흥사 일주문이 크게 반겨준다.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 종무소 옆에 별도로 접수처를 마련해두고 있다.
머리가 벗겨진다는 해탈문을 지나면 연리근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가람의 위치가 산세와 지형에 맞춰 바둑의 포석처럼 배치돼 있다.
대웅보전으로 통하기 전 침계루 앞에는 계곡물이 흐른다.
계곡물을 베개 삼아 누워있다 보면 피안에 이르는 피안교에 도착한다.
계곡물에 발만 담가도 탁족의 깊이를 누릴 수 있는데
아예 계곡물을 베개 삼아 드러누우니 피안의 세계에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다.
바람은 그냥 바람이 아니다.
산사에 도착하면 선문답으로 변하여 도의 세계를 묻거나 깨달음의 깊이를 던지며
어느 곳에 서 있든지 간에 서로 소통하며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깨우쳐주고 있다.
서 있는다고 다 서 있는 것이 아니다.
묻는다고 다 묻는 것이 아니다.
오가는 길목에서 서로 간에 호흡만 통해도
모든 길로 통하게 하는 곳이 바람이다.
바람은 있는 듯 없는 듯 서 있지만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땅끝마을 – 보길도행 여객선 (0) | 2025.05.18 |
---|---|
두륜산케이블카 (2) | 2025.05.18 |
다산초당 – 천일각 (3) | 2025.05.18 |
한길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0) | 2025.05.14 |
계절의 여왕 5월 – 생사의 기로 (0) | 2025.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