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땅끝마을 – 보길도행 여객선

청아당 2025. 5. 18. 15:53

땅끝마을 보길도행 여객선

 

전망대에 도착하여 다도해를 바라보니

더는 건널 수 없는 바다다.

 

하늘에서 바라본 목포와 제주 간의 거리는

한발만 뻗으면 지척 간에 있는 것이 제주도이다.

 

땅끝에서 바라보는 것하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이 다르게 보인다.

 

거리는 똑같은 위치에 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 것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보길도행 여객선 옆에 있는 땅끝마을 표지석에 도착했다.

 

한반도최남단 땅끝이라고 쓰여 있다.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다.

 

살다 보면 갈 수 있는 곳이 있고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이곳은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보길도행 배편인 뉴장보고 호를 타야만 갈 수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선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씩이나 시간 관계상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눈으로만 간직하며 뉴장보고 호 앞으로 차를 세웠다.

 

보길도에는 윤선도 유적지가 있기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오늘도 발길을 돌려야만 한다.

 

바람은 모든 것을 다 안겨주지 않는다.

 

자연이 모든 것을 다 품는 것 같아도 가끔은 시·공을 초월해서 존재한다.

 

있을 곳과 있지 말아야 할 곳을 분별시켜주는 것이다.

 

인연이 있다고 항상 붙어있는 것이 아니다.

 

때 되면 만나고 때 되면 헤어지는 곳이 자연이다.

 

자연 속에서 잠시 만나거나 헤어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기 때문이다.

 

날마다 만나고 날마다 헤어지는 곳이 바람이다.

 

2025517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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