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보다 중요한 것이 삶이다2
깨달음과 삶을 놓고
어느 것이 더 중요하느냐고 묻는다면
깨달음에 눈이 먼 사람은
깨달음이 더 중요하다 말할 수 있고
삶에 눈이 먼 사람은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둘 다 옳은 판단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따라 걷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기에
허공에 매달려있는 깨달음보다
삶이 더 중요할 수 있고
현실보다는
깨달음이 더 중요할 수가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넉넉하다면
깨달음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당연히 삶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수행자들은
삶보다는 깨달음에 비중을 두고
범부들은
밑도 닦을 수 없는 깨달음보다는
세끼를 해결할 수 있는
삶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깨달음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삶은 몸으로 느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것은 더 중요하기에
깨달음보다는
삶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어차피 깨달아도
한세상을 살아가야하고
깨닫지 못해도
한세상을 살아가야하기에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삶인 것이다.
모두다 한길을 따라 걸을 수 없는 것처럼
삶이 중요한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되고
깨달음이 중요한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혹한의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아라.
거기에다
춥고 배고픈 상황을 설정해본다면
깨달음이 먼저인가
삶이 먼저인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크고 넓게 생각해보면
삶보다는 깨달음이 중요하다할 수 있지만
깨달음보다는 삶이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깨달았던 깨닫지 못했던
다 같이 숨을 쉬고 사는 현실이기에
삶을 뛰어넘을만한 경험은 없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무엇을 위한 삶보다는
살아있으니까 중요한 것처럼
자신을 지탱할 수 없는 현실이
싫을 때가 있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수행자가 있는 반면
삶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수행자가 있는 것이다.
다 같이 고행하는 수행자인데
누가 더 옳고 그르다 할 수 있겠는가?
기준이라는 것은
정해놓은 사람들의 몫이 아니던가?
그것을 파괴할 줄 아는 사람들이야말로
남다른 길을 걷고 있지 않겠는가?
삶은 예기치 않은 혁명으로
시작되어지듯이 말이다.
2008년 2월 28일 목요일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삶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