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깨달음보다 중요한 것이 삶이다2

청아당 2008. 2. 28. 12:13

깨달음보다 중요한 것이 삶이다2

 

깨달음과 삶을 놓고

어느 것이 더 중요하느냐고 묻는다면

깨달음에 눈이 먼 사람은

깨달음이 더 중요하다 말할 수 있고

삶에 눈이 먼 사람은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둘 다 옳은 판단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따라 걷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기에

허공에 매달려있는 깨달음보다

삶이 더 중요할 수 있고

현실보다는

깨달음이 더 중요할 수가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넉넉하다면

깨달음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당연히 삶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수행자들은

삶보다는 깨달음에 비중을 두고

범부들은

밑도 닦을 수 없는 깨달음보다는

세끼를 해결할 수 있는

삶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깨달음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삶은 몸으로 느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것은 더 중요하기에

깨달음보다는

삶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어차피 깨달아도

한세상을 살아가야하고

깨닫지 못해도

한세상을 살아가야하기에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삶인 것이다.

모두다 한길을 따라 걸을 수 없는 것처럼

삶이 중요한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되고

깨달음이 중요한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혹한의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아라.

거기에다

춥고 배고픈 상황을 설정해본다면

깨달음이 먼저인가

삶이 먼저인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크고 넓게 생각해보면

삶보다는 깨달음이 중요하다할 수 있지만

깨달음보다는 삶이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깨달았던 깨닫지 못했던

다 같이 숨을 쉬고 사는 현실이기에

삶을 뛰어넘을만한 경험은 없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무엇을 위한 삶보다는

살아있으니까 중요한 것처럼

자신을 지탱할 수 없는 현실이

싫을 때가 있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수행자가 있는 반면

삶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수행자가 있는 것이다.

다 같이 고행하는 수행자인데

누가 더 옳고 그르다 할 수 있겠는가?

기준이라는 것은

정해놓은 사람들의 몫이 아니던가?

그것을 파괴할 줄 아는 사람들이야말로

남다른 길을 걷고 있지 않겠는가?

삶은 예기치 않은 혁명으로

시작되어지듯이 말이다.

 

2008228일 목요일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삶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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