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뇌졸중

청아당 2008. 3. 7. 19:21

뇌졸중

 

"병원에 입원하면

내 팔이 내 팔이 아니다.

내 팔은 간호사의 팔이거나

병원에 맡겨진 팔이다."

간호사가 주사나 피 뽑기를 싫어하는 환자에게 하는 말이다.

예고 없이

흡혈귀처럼 피를 뽑거나

주기적으로 수액이나 주사를 놓는다.

수액은 주로 Saline(생리식염수; 100mL, 500mL, 1000mL)D/W(포도당제 ; 5%D/W, 10%D/W),

그리고 영양주사인 아미노산 카프솔 10%(500mL)를 사용하기도 한다.

산통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의외로 남자들에 비해 여성이 주사 맞는 일에 태연하다.

고통의 깊이를 아는 사람들만의 아름다운 모습이라 말할 수 있다.

오십 견의 통증을 경험해본 사람들 역시

주사 맞는 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간호사가 주사를 놓을 때 하는 말이 있다.

"따끔하세요." 라고 말한다.

실제로 아프지만 "따끔하세요" 라는 말 한마디에 아픔이 가시기도 한다.

남자라 아프지 않은 줄 알고 "따끔하세요." 라는 말을 빼먹으면 왠지 더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는 반드시 "따끔하세요." 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남자는 여성에 비해 아프지 않은 줄 알았다고 한다.

간호사가 끌고 다니는 널싱카트(당장 환자한테 줄 약과 주사가 있음)

간호사들의 수족이자 생명이다.

왠만한 응급처방은 다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되지 않다보니 간호사실에는 전기충격기가 하나만 비치되어져있고

중환자실에는 2개 정도가 비치되어져 있다.

어떤 환자는 하루에 하나만 수액을 받지만

어떤 환자는 하루에 서너 개씩 매달고 산다.

밤낮으로 대성통곡을 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한 환자가 있다.

뇌졸중은 일명 중풍이라고도 한다.

뇌졸중에는 뇌출혈과 뇌경색이 있다.

뇌출혈은 피가 터져서 생긴 병이요,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생긴 병이다.

주치의의 말에 의하면

뇌경색은 우리 몸에 이상신호가 왔다는 옐로카드에 속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여기서 더 진행하면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사가 시키는 데로 말을 잘 들으면

빨리 회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장담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는다.

제일 먼저 술 담배를 끊으라고 권장한다.

병원에 입원을 하면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먼저 세끼를 챙겨먹는 일이다.

아침은 730, 점심은 12, 저녁은 6시이다.

면회시간도 밤 9시를 넘기지 못한다.

9시만 되면 장대 같은 남자요원이 병원출입을 통제한다.

같은 뇌경색으로 입원해도 회복속도가 빠른 사람이 있고

회복속도가 느린 사람이 있다.

연령에 관계없이 오는 것 같다.

오히려 75세 되신 분은 잦은 구토와 중환자 같은 환자인데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회복속도가 빨라지는 반면

49세 된 환자는 피검사결과 단백질S가 부족하여 피가 응고되는 현상 때문에 뇌경색의 회복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럴 때는 내과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병원의 장점은 의사들 간의 협조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보통 2주에서 1개월을 입원시키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기간은 단축되거나 늘어나기도 한다.

1주일 이내에 퇴원하는 경우는

환자가 병원생활을 견디지 못해서 나가거나 특별한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구축되어져있어도

진행속도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하는 것은

제각기 다 다르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는 뜻이다.

똑같은 병명으로 입원해도

환자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급하다고 X레이(5분 이내)MRI(단층촬영 20, 심층촬영 15분 소요)를 찍어보기도 하고

그래도 판독이 안 될 때는

CT등 초음파와 뇌파검사(일반적인 것은 20, 심층적인 것은 30~40분 소요) 등을 하기도 한다.

뇌파검사를 준비하는 과정 중 선배가 갑자기 출똥을 해야 한다고 해서

무슨 출똥을 해야 하느냐고 집요하게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얼굴은 급한 표정인데다 화장실을 빨리 가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상황이라고 한다.

자신도 방금 출똥을 하고 왔다고 동료들한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큰 것을 보고 손을 씻지 않은 사람들이 가끔씩 있어

혹시 손은 씻었냐고 물으니 몸은 잘 씻지 않아도 향수와 손은 자주 씻는 편이라고 말한다.

다들 박장대소하며 크게 한번 웃은 적이 있다.

피검사만 46천 가지나 된다고 하니

검사의 종류를 놓고 본다면

병원을 따를 만하게 없을 것 같다.

MRI도 뇌의 구조와 형태만 보는 단층촬영이 있는가하면

뇌혈관까지 선명하게 나타나게 하는 심층촬영이 있다.

뇌경색이 급작스럽게 발전하게 되면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오른쪽이나 왼쪽 반신에 힘이 쭉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말이 어눌해지면서 수저 들 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은 멀쩡한데 감각이 무뎌지면서 소리 지를 기운이 없는 것이다.

그럴 때는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아야한다.

전부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진동현상이 일어나듯 사지가 들썩거리거나 심하게 떠는 현상이 생긴다.

한쪽으로 떨기도 하고 양쪽으로 떨기도 한다.

신들리듯이 주체할 수 없이 떨어 보호자의 가슴을 놀라게 하지만

어떻게 보면 부족한 에너지를 자연이 보충해준다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응급실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주로 신체의 불균형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진동현상은

체내에 부족한 에너지를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공급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뇌경색 환자 중 몸은 멀쩡한데 발음이 나오지 않아 간병인과 함께 복도를 돌아다니며

간병인이 아~ 하고 선창하면 환자도 이에 질세라 아~ 하며 후창을 한다.

, , 오하면서 복도를 돌아다닌다.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이라는 공식은 없다.

남자들 중에도 왼쪽에 오는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이나 뇌경색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방책이기에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증상으로 발전하기 전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특수한 뇌질환 환자 중

MRI로도 정확한 판단이 안설 때는

뇌의 대사 상태와 뇌혈류 량을 진단하는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인 PET-CT(동위원소를 주입한 후 1시간 휴식 후 15분 촬영)

뇌질환을 판단하기도 한다.

비용은 70만 원이다. MRI보다 더 비싸다.

PET은 뇌과학연구소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뇌쪽에 권위 있는 의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왼쪽 뇌의 대뇌피질이 찌그러들고 뇌의 대사 상태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뇌혈류 량이 부족할 때

MRIPET-CT로 종합해서 판단한다.

일명 PET-MRI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흑백사진의 MRI와 컬러사진의 PET를 합성시킨 사진이다.

예를 들면 포토샵의 레이어와 레이어를 겹쳐놓은 상태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병명이 밝혀지지 않으면

뇌척수(20분 소요, 4시간~8시간 휴식요함, 빈공간이 채워질 때까지 휴식이 필요함)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계속해서 시행해야한다.

뇌척수는 투명한 액체로 13cc정도 뽑는다.

뇌출혈이 있는 환자는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뇌경색은 대부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뇌출혈환자는 신경외과에서 관리하고 있다.

뇌출혈환자라 해도 경미한 경우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고 심한경우에는 뇌수술을 감행한다고 한다.

진단도 중요하지만 그 원인을 찾는 데 더 주력한다.

불필요하게 검사가 많아지는 것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에서 오는 것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간호사가 되려면

적어도 나이팅게일의 정신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어디까지 온유하고

어디까지 관대하고

어디까지 사랑을 베풀어야할지를 모를 정도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간호사이기 때문이다.

간호사가 하는 일은 환자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는 일과 주기적으로 주사나 수액을 놓는 일이다.

그리고 환자에 따라 바뀌지 않게 정확하게 처방약을 전달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검사를 수시로 행하는 일이다.

당뇨병환자 중에는 당이 400이상이 넘는데도 인슐린을 맞지 않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다.

인슐린을 맞아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불만 섞인 말을 수시로 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상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쉽게 퇴원할 수가 없다.

끈질긴 간호사의 권유로 인슐린을 맞으며 운동을 열심히 하더니

당 수치를 200이하로 내리는데 성공했다.

당 수치가 성공적으로 내려가자 곧바로 퇴원처리를 해준다.

그리고 집에 가서도 당 수치를 조절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사의 처방에 잘 따라주어야 한다.

반항할수록 환자만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당뇨를 체크해야하고

혈압이 있는 환자는 혈압을 체크해야한다.

그리고 수시로 혈압을 재고 고막체온계를 귀에 대고 체온을 체크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3교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간호사가 해야 할 일중의 또 하나는

숨은 잘 쉬고 있는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잘 자고 있는지

혹시나 밤중에 도망은 가지 않는지 감시하는 슈퍼바이저 역할까지 감당해야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밖에 컴퓨터작업 및 잡무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간호사는 환자의 혈관을 중요시 여긴다.

날마다 수액을 주입시켜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혈관이 굵고 튼튼해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간호사는 귀신도 모르게 잠잘 때만 왔다가서 얼굴 한번 못보고 교대되는 경우도 있다.

간호사라고 전부 그러지는 않겠지만

간호사도 사람이다 보니 자신의 환자에게는 남다른 정을 느끼나보다.

수액을 매달고 다니는 폴대가 병실마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병실에 폴대가 없다면 다른 병실에 있는 폴대를 빌려와서라도

자신이 관리하는 환자에게 안겨주고 간다.

그러면서 내 환자가 최고라고 말한다.

마치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고 난 다음의 어머니 모습 같다.

안심이 되는 듯 흐뭇한 표정이다.

다른 환자가 수액을 어깨에 메고 다니던지 상관이 없단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것 같다.

당뇨를 체크하면서 콜록거리기에

간호사도 감기가 드느냐고 물으니

간호사도 사람이라고 한다.

감기뿐 아니라 다른 병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

하기사 의사도 암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를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간호사들은 늘 웃으며 상냥해야한다.

간도 쓸개도 다 빼놓고 사는 사람 같다.

농을 걸어오는 환자가 있는가하면

주사나 수액을 맞지 않겠다고 떼쓰는 환자도 있다.

그리고 악을 쓰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등

뇌경색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잦은 구토현상을 참아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혈관이 터져 피가 나도 태연하게 닦아내야하고

씻지 않은 환자의 손이나 발등을 만질 때도 스스럼이 없어야한다.

음식을 먹지 않거나

맞아야할 주사나 수액을 맞지 않겠다는 환자들에게는

언어의 마술사가 쓸법한 단어들을 줄지어 내놓으면서

고집불통이거나 깊이 잠든 환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할아버님이라고 했다가 아버님이라고 했다가

응석을 부리기도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갖은 아양을 떨기도 한다.

이미 환자에 대해선

도를 터득한 것이다.

도인만 도를 터득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분야마다 도를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 현장학습만큼 중요하고 또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도는 허구적인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깨닫는 것이다.

한곳에 통하면

모든 곳에 통하기 마련이다.

도는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고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의 몫인 것이다.

이 얼마나 명쾌하고 단순한가?

길도 내는 사람들의 몫이듯이

도전하고 즐기고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의 몫인 것이다.

뇌경색을 설명하는 것도

담당 주치의(레지던트)가 설명하는 것이 다르고

교수인 과장이 설명하는 것이 다르다.

사람들의 개성도 개성이지만

깊이나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험과 경륜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장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파워가 있고

주치의가 말하는 것은 설명이 자세하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면 주치의를 찾으면 되고

간단하고 핵심적인 것이 필요하면

과장을 찾으면 된다.

의사들도 환자를 대할 때

간호사 못지않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격무에 시달리며

환자들을 처방해야하기에 피로가 누적되었을법한데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처럼 환자를 대할 때

정성으로 대한다.

환자에게 있어 의사의 말 한마디가 생사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보니

어떤 태도로

어떤 정성으로 환자들을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권위적인 의식을 버리고

정성으로 대하는 교수는 환자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수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듣기도 한다.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낮출 때

자신을 높일 수 있듯이

자신을 높이려고만 한다면

결코 자신을 높일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서로에게 던져주는 정이 제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서로에게 통하지 않는 정은

차가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주치의는 기계적으로 환자를 대하는가하면

어떤 주치의는 환자의 병명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조용하게 불러다

이것저것 세부적인 검사와 더불어 문진을 하며

과거의 병력을 묻기도 하고

정확한 병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싶으면 별도의 장소로 모셔다 환자의 동의하에 비디오 촬영까지 감행한다.

한사람의 의사로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세미나나 전국의 권위 있는 신경과 교수들과 토론을 하며

어떤 검사가 빠졌는가를 분석해야한다고 한다.

특이한 병은 관심의 대상이 되나보다.

병원은 한의학과 달리 세부적인 진단을 중요시 여긴다.

진단이 떨어지지 않으면 처방이 있을 수 없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위해 수십 가지의 검사를 시행한다.

의사는 환자가 감당해야할 검사비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

우선적으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를 좋아한다.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도

늘 새로 발견하는 병인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냥 알고 가는 길은 아름다울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걸어가는 것 같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무적으로 기본과정을 수습하듯

필요한 검사과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될 것 같다.

과거의 데이터는 참고용일뿐

실전에 쓸 수없는 용도폐기처분인 것처럼 다루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검사해서 판단할 수 있으면

초보적인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명의소리를 듣거나 과장자리에 앉아 있는다.

도대체 명의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오진이 많은 의사들을 보면 한심할 때가 많다.

그렇게 많은 검사과정은 어디에 두고

병명조차 찾아내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도대체 얼마나 더 검사를 해야 하는지

끝없는 검사과정에 서민들의 허리만 더 휘어지고 있다.

5일 동안 병원비를 살펴보면

중간결산결과 총지급액이 300만 원이 넘는다.

본인부담금만 171만 원이다.

1개월이 되면 얼마나 더 나올지 암담할 뿐이다.

다행히 생명이나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진단명이 떨어지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환자들은 집안의 기둥뿌리라도 뽑아야할 지경이다.

병원에 있다보면

병실을 기웃거리며

"이발합니다." 라고 외치거나 "따끈한 옥수수가 있습니다" 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죽입니다." 라며 스티커를 냉장고에 붙이고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속히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라고 말하며

"가장 큰 선물"이라고 적힌 예배안내장을 놓고 가기도 한다.

자세하게 살펴보니

지금 곧 예수님을 믿으시고,

지금 곧 가까운 교회로 나가십시오.

하나님은 귀하를 지금도 기다리십니다.

예수님은 귀하를 지금도 사랑하십니다.

성령님은 귀하를 지금도 하나님께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첫째, 공기입니다.

둘째, 햇빛입니다.

셋째, 물입니다.

이 세 가지 선물, 즉 공기와 햇빛과 물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도 귀중한 것입니까?

당신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 중 가장 크고 귀중한 선물을 아십니까?

그 선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선물을 당신이 거절한다면...

하나님의 가장 큰 선물인 예수를 거절한다면...

이 세상에서 목마르고 허무하며 어두움과 죄악 속에서 살 뿐 아니라

결국에는 영원한 멸망인 불 못으로 들어가고 말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믿지 않는 사람의 영혼의 종말입니다.

(요한계시록 2011~218)

예수나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엄포성 발언을 한다.

종교란 그런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긍정의 효과이자 믿음의 효과인 것이다.

격식과 형식을 중요시하는 것도

절차상의 의례를 중요시하는 것도

좀 더 엄숙하게

좀 더 신성하게

분위기를 잡기위한 과정인 것이다.

엄숙하고 신성하면

신이 없더라도

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자신이 소원하는 것이 금방이라도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수없이 기도하고

수없이 열망하고

수없이 희망해야만 이루어지는 소원이지만

분위기에 따라 종교적인 특색이 드러나는 것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천주교가 좋으면 그에 따르면 되고

동적이면서도 강력한 메시지가 좋으면 기독교를 따르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종교도 자신의 성격에 따라 선택하는 것 같다.

종교가 파를 달리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도

사람들의 성격과 개성에 맞는 맞춤형 종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과 맞지 않으면 무교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종교라고해서 만능은 아니다보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것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불교를 선택하든

기독교를 선택하든

기타 다른 종교를 선택하든

순전히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슬프면서도 웃기는 경우가 많다.

중풍을 담당하는 물리치료실에서는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거나 밥을 먹는 기초적인 과정을 시연해보도록 한다.

한마디로 어린애 취급을 하며

생의 시작처럼

다시 시킨다는 사실이다.

다 바보고 병신 같다고 말하며 서로가 박장대소하며 웃기도 한다.

몸은 어른이지만 행동은 어린애 같은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옆보호자 할머니께서

어린애에게 준다며

풀빵을 환자에게 건네준다.

다 큰 사람이 웃으며

공짜니까 맛있게 먹는다며 얼른 집어먹는다.

세상이 재미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바보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심한 사람은 평생을 반신불수로 지내며

더 이상 좋아지지 않는 다리를 끌며

10년 가까이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집념이 대단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도도 없으면서

목숨을 걸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처참하고 소모적인 일인가?

병실에 있으면 의사들이 하나같이 시키는 행동이 있다.

손발을 앞으로 나란히 시키거나 만세동작 및 똑바로 걷게 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의심되는 병증을 찾아내기 위해 좌우의 손을 교차시켜

악력을 검사하기도 한다.

연약한 여성의 손을 내밀며

우악스런 남성의 손으로 힘껏 꽉 잡으라고 한다.

혹 손이 으스러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면

단호하게 괜찮다고 말한다.

실제로 손이 으스러지는 경우는 없다.

생각보다 여성의 손도 강하다.

과장을 비롯하여 주치의 및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행하는 연례행사이다.

간호사가 바뀌면 또 시행한다.

오는 사람마다 똑같은 과정을 설명하려면 환장하기도 하지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컴퓨터를 공유하듯이

정보를 공유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보는 과거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항상 최근에 업데이트 된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치료를 할 때도 과거의 데이터는 참고용으로만 쓰일 뿐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생생한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사랑 중에 가족만큼 깊은 사랑도 없을 것이다.

따뜻한 미소로 치료를 해주는 의사도

따뜻한 마음으로 간호를 해주는 간호사도 중요하지만

보호자만큼 더 따뜻하고 포근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의사나 간호사도 밤낮으로 신경을 쓰지만

보호자는 지극정성으로 환자를 돌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으로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환자를 보호해주다보면

몸살이 나거나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남편이 화장실로 들어가면

아내가 밖에서 부른다.

"~보 신문필요해요."

"~"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신문을 건네준다.

볼일을 보고 나오면

아내가 하는 말

"여보, 제가 물 티슈로 다시 닦아 드릴께요."하면서

직접 닦아준다.

폴대에 매달린 수액을 매단 채

머리를 감겨주는 일이나 샤워를 해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휠체어 환자를 씻기려면 가족이 3~4명이 달라붙어야 겨우 씻길 수가 있다.

하지만 간병인이 하면 혼자서도 능수능란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면

전문가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다.

29세 된 젊은 여성 환자는

뭐든지 아버지만 찾는다.

화장실에 가서도 아버지를 찾을 정도이니

아버지가 아니면 수발들기가 힘들 정도이다.

환자가 식사를 하다보면

사레에 걸려 식판에 음식물이 튀는 경우가 있다.

남들 같으면 버리고 다시 차려먹을 형편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아내는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먹던 일을 계속한다.

도인이 별개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난다.

그리고 잦은 구토로 역겨울 텐데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면

가족사랑 만큼 깊은 것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환자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사부터 시작하여 간호사 그밖에 각종 검사요원들

그리고 병문안 오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교대로 수발을 들어야만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경제적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을 보면

아프지 않고 사는 것이

돈 버는 일이요,

행복한 일이다.

건강은 천금으로도 살 수 없으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최고이다.

오죽하면 병원의 캐치프레이즈가

"재산 중에 재산이 건강이죠"라고 했을까?

 

200835일 수요일

 

뇌졸중에 대해 관찰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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