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입춘(立春)

청아당 2008. 2. 4. 15:45

입춘(立春)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미리 보는 혜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명 혹독한 겨울인데도

봄을 앞당겨

날을 세운 것은

우리들에게

희망을 알리는

아니

새 생명이 솟아나는 기쁨을

먼저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춥고 배고픈 시절을

하루라도 빨리 보내고 싶은 것이다.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한해의 농사를 시작할 수 있기에

미리부터

거름을 주고

부지런을 떨며

봄을 앞당겨

날을 세워놓았는지도 모른다.

전에 보았던 사람들이

옆에 없는

한해의 끝에 서보기도하고

지금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조차

모를 사람들이

우리 곁을 지나고 있지만

저마다 꿈을 안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얼음이 녹는 계곡에서부터 시작하여

강으로

바다로

새로운 생명을 찾아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희망은 무엇이며

꿈은 무엇이겠는가?

살아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넘어지고

엎어지고

다쳐도

또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어디든 달릴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꿈이 있는 곳으로

희망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달리는 사람들을 보아라.

달리다 지쳐도

호흡을 가다듬고

또다시 달리는

사람들을 보아라.

 

2008년 2월 4일 월요일

 

입춘을 맞이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