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꿈속에서나마 이루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현실로 옮겨놓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물질의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일신이 홀가분하다는 이유로
물질을 멀리하려는 태도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
도시도 자연이었듯이
또 다른 자연인 도시를
멀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다 자연이요
깨달음이기에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본성은
현실을 멀리하면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본성을 찾아내는 일이다.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일은
전설로 남겨두자는 것이다.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초능력은
자나 깨나
평생을 공들여도
큰 성과가 없지만
생각은
한순간에 이 우주를 뛰어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뛰어넘을만한
초능력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생각을 뛰어넘을만한
우주적인 힘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깨달음은 분명
홀로 극복해야할 커다란 과제이다.
남들과 어울리거나 이야기하면서
깨달았다는 사람이 없듯이
홀로
고통의 깊이를 느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깨달음이기도 하다.
얼마나 더 깊이
얼마나 더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얼마나 더 자신을 닦아야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의 잣대로
원초적 느낌을 획득하는 일이기에
내면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깨달음의 문과 가까워진다는 말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사실 그 끝에 다다른다고 해서
별다를 것은 없다.
아니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알기 전에야 알기 위해서
안달을 부리지만
다 알고 나면
손에 쥘만한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그래도 우리는
깨달음을 향해
목숨을 바치는 이유는
원초적 느낌을 획득하기위해서이다.
비록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는 몰라도
자신에게는
이 우주를 다 주어도 안 바꿀 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2008년 1월 22일 화요일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생각하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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