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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도 없이 떨어지는 무소음의 함박눈이다

노크도 없이 떨어지는 무소음의 함박눈이다 하늘과 땅이 모두 하얗게 변해버렸다. 지붕과 정원에 내린 함박눈으로 온 세상이 순백이다. 새겨진 발자국이 한 살 더 먹은 세월 같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월이다. 지금껏 달려온 세월을 담아 “순백의 영토”에 뿌려놓는다. 노크도 없이 떨어지는 무소음의 함박눈이다. 고요가 홀로 달려 나와 반기는 순간이기도 하다. 2021년 1월 7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1년 전과 1년 후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숨쉬기가 불편해졌다. 마음 놓고 숨을 쉴 수가 없다. 숨뿐만이 아니다. 경제를 비롯하여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워졌다.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만큼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훔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더는 갈 수 없는 길을 향해 도전하기도 한다. 꿈이 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험난하고 극한의 고통일지라도 견뎌내던 그런 용기가 사라져가고 있다. 분명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그전에 보았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천지 차이다. 한숨과 함께 꿈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우성친다. 가야 할 길이 멀고 도전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손을 놓아버린다. 아니다. 숨은 곳에서 부단히 연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언택트(..

자연은 소중한 것을 오래 남기지 않는다

자연은 소중한 것을 오래 남기지 않는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직선과 바다에서 선을 긋고 달려가는 수평선과의 만남이 자연이다. 일생을 되돌아보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험난한 과정을 겪게 되어있다. 유난히 굴곡이 심한 인생이 있는가 하면 순탄한 인생도 있다.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자연의 흐름 때문이다. 지금껏 달려온 모든 생이 한곳을 향하는 것은 오직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움직이는 행위들 때문이다. 분명 함께 걷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옆이 허전한 것을 느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먼저 가려는 생성소멸 때문이다. 자연은 순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자연은 소중한 것을 오래 남기지 않는다. 언제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 바람결에 스치는 것도 세파에 시달리는 것도 우리..

우주적인 포용력이란?

우주적인 포용력이란? 미세한 입자조차 함께한다는 것은 입체적으로 얽혀있기에 가능하다. 너와 내가 하나이듯이 입자와 입자끼리 상호작용 아래 한 호흡으로 얽혀서 움직이고 있다. 움직인다는 것은 동적인 삶을 말하고 멈춰있다는 것은 정적인 삶을 말한다. 동적인 움직임과 정적인 움직임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면서 쉬는 것이 정적인 움직임이고 힘이 넘쳐 움직이는 것이 동적인 움직임이다. 물론 나아가고 물러서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자율적이면서도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우주적인 포용력이란? 모든 것을 껴안는다는 뜻은 아니다. 관계와 관계 속에서 상호인력에 의해 끌림을 당하거나 내침을 당하는 경우가 있듯이 인력과 척력의 상호작용 아래 움직이는 것이 포용..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아야 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수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중심은 모든 것의 근본이기에 삶의 바탕이 되고 우주의 근간이 된다. 중심이 없다면 믿음도 없고 관계도 없고 그 모든 것이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만다. 중심은 삶의 한가운데에서 큰 힘이 되어주기에 하단전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차오르듯이 그렇게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021년 1월 3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것이기에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것이기에 오고 감에 있어 스치는 바람이 있다는 것은 삶의 변화를 알리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숲속바위쉼터에서 느끼는 바람은 솔 향기가 가득한 바람이지만 가장 안정된 마음을 심어준다. 가없는 끝은 알 수 없지만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가 있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가 있다. 2021년 1월 2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새해를 맞이하여 – 20210101

새해를 맞이하여 – 20210101 밝고 경쾌한 발걸음들이 움직인다. 아침 해를 맞이할 때 모두가 경건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새해를 맞이할 땐 모두가 숙연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틀을 깨뜨리고 알에서 부화하듯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여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생겨난다. 목표를 세우는 것도 꿈속에서조차 꿈을 꾸는 것도 변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더 큰 시련이 앞을 가로막더라도 반드시 극복해나가려는 인간의 의지가 있는 한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올 한해도 어떤 변수가 앞을 가로막을지는 몰라도 인간의 모든 지혜를 다 동원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다. 문제해결 능력은 살고자 하는 인간에게 있어 수없이 다가오는 일이기에 그 어떤 문제도 ..

한 해를 보내며 – 20201231

한 해를 보내며 – 20201231 끝에 서면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다시 내려가라는 자연의 소리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두려워할수록 더욱 움츠러드는 자신을 보라! 너무 집요하게 파고들면 모두가 피하게 된다. 절실할수록 시야를 넓혀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배려가 아무리 깊어도 그 끝은 있게 마련이기에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방탕한 모습도 좋지 않지만 추한 모습도 결코 좋지 않다.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할 때는 그렇게 사는 것이 좋다. 적절할 때에 나아가고 물러선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올해는 유난히 전 세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현대사에서 한 획을 긋는 한해였다고 본다.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교만과 ..

도포 자락 흩날리며 서 있는 숲속바위쉼터

도포 자락 흩날리며 서 있는 숲속바위쉼터 맑고 쾌적한 바람이 도포 자락을 흩날린다. 숲속바위쉼터에서 불어오는 솔 향기가 바람을 타고 회전한다. 오래도록 서 있고 싶은 곳이다. 모든 것을 던져내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지만 그곳은 영원한 곳이자 가장 깊게 숨 쉴 수 있는 안정된 곳이다. 2020년 12월 30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인연은 바람 한줄기가 스쳐 지나간 것이다

인연은 바람 한 줄기가 스쳐 지나간 것이다 진공 속에서는 모든 것이 뜨겁다. 태초의 호흡이 응축되어 진공이 되다 보니 그 심장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인연은 누르고 또 누르는 진공상태와도 같다. 인연은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용암과도 같다. 인연을 인연이라 말하지 말자. 인연은 슬픈 눈이요, 슬픈 입이요, 슬픈 업이다. 기쁘다고 생각한 순간 인연은 나락으로 떨어져 회오리처럼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인연을 인연이라 부르지 말자. 그저 바람 한 줄기가 스쳐 지나갔다고 생각하자. 수없이 지나쳐가는 바람이다. 우리는 그것을 인연이라 부른다. 2020년 12월 29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