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서면 숲속에 서면 억겁을 달려오면서 처음처럼 서있을 수 있는 곳 잡을 것도 놓을 것도 없는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늘 고요하기만 하다 2005년 6월 11일 토요일 청량산 숲속바위쉼터에서 잡을 것도 놓을 것도 없는 곳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6.04.05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숲속에 앉아있는 나무들 뿌리를 흔들면 우주로 연결된다. 지금의 모습은 과거의 숱한 생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억겁의 세월을 허구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서있는 자리가 억겁의 세월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전해져온 은밀한 약속들이 없었다면 생명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10.27
현실 현실 돌아서면 꿈처럼 느껴지는 곳이라도 걸어가고 있는 동안은 뼈를 깎는 고통이다. 고달프고 힘들면 이상향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사람마음이다. 성자들이 말하는 이상향도 깨달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상향도 모두 다 사람을 들뜨게 하는 꿈이 있다. 아무리 화려하고 우주를 뒤흔들만한 충격적인 체..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9.23
침묵하는 숲 침묵하는 숲 서로 다투지 않고 한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 때 함께 흔들리고 바람이 멈출 때 함께 멈추는 숲이 있는 한 침묵이 되기도 하고 바람이 되기도 한다. 2004년 6월 26일 토요일 청량산 사색의 길에서 침묵하는 숲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7.04
수행과 생활 수행과 생활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것이 저절로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삶이나 깨달음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도 구분을 지어 자신을 높이려고 한다. 고목이 아닌 이상 흔들리면서 사는 것은 당연한데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것을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6.18
자신을 비우게 하는 숲 자신을 비우게 하는 숲 늘 느끼는 것이지만 숲속에 가면 자랑할 것이 없다. 처음부터 들고 온 것이 없었던 것처럼 빈손으로 올라가서 빈손으로 내려온다. 보는 것도 느끼는 것도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오갈 때 인기척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2002년 9월 22일 일요일 청량산 숲속 바위 쉼터에서 오갈 때 인..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4.07
무소유(無所有) 무소유(無所有) 잡고도 놓을 수밖에 없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바람 몸통은 보내고 흔적만 잡고 있다면 소유하지 않고도 소유할 수 있다. 무소유라고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소유하지 않는다고 오해하면 안 되듯이 무소유란 소유하면서도 소유하지 않아야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잡지 않으면 허전해..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3.08
숲들도 세상을 그리워한다 청아당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숲들도 세상을 그리워한다> 때되면 바람이 실어다준 소식으로 위안을 삼으며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사는 줄 알았다. 바람과 구름이 아니면 오를 수 없는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어찌들 알고 찾아오는지 처음부터 세상과 인..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