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텅 빈 충만

청아당 2018. 5. 20. 08:00

텅 빈 충만

 

바람이 분다.

낙엽이 떨어져도 죽음은 새롭게 시작되어진다.

 

꽃은 필 때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꽃은 질 때도 아름다워야 한다.

 

오고감에 있어

뒷모습이 아름답지 못하면

쓸쓸하기 때문이다.

 

 

텅 빈 충만은

채워야 비워지고

비워야 채워지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공허로운 이야기인가?

 

걸망에 짊어진

젊은 날의 청춘이 다 빠져나가고

빈 바람만 가득한 것은 삶의 과정이기에 그렇고

바쁘지 않아도 바삐 움직이는 것은

등신으로 볼까봐 바삐 움직이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잡을 것도 없고

놓을 것도 없다.

 

하지만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듯이

무작정 앞만 보며 달리는 것은

우리들의 삶이자

유일한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2018520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