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길을 만든다
낙산(洛山) 다래헌(茶來軒)에서 전통차인 대추차를 마시며 명상에 잠겨보아라!
창 넓은 유리창너머로 바닷가 내음이 물씬 풍길 것이다.
아니 해탈의 길이 보일 것이다.
의상대와 소나무
그리고 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는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해탈한 것이다.
호흡을 고르며 다시 한 번 창밖을 내다보아라!
밤낮으로 달려온 파도가
절벽에 서있는 의상대를 부르러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소금기 있는 바다라 할지라도
썩을까봐
몸을 뒤척이며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수없이 움직이고 움직여야만
생명이 살아 숨 쉴 수 있기에
거품을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길을 걷고 있다.
아니 길을 놓아두고 또 다른 길을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옷을 입고 승무처럼 춤추는 무의도(舞衣島)가 그렇고
영종도에 세계를 향해 자리 잡은 인천국제공항이 그렇다.
그리고 대관령 터널을 감싸고 있는
10M 전방도 가늠하기 힘든 구름이 쌓여있다면
전조등과 비상등을 켜가며 조심스럽게 달려야만할 것이다.
구름도 산길에 걸려있으면
안개가 되는 것처럼
구름도 되었다가
안개도 되어지는 것이다.
아니 대관령 산길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떠있는 구름 속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운명과 함께 굴러다니는 세계경제의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개발도상국이 늘어날수록 유가는 급등할 것이고
대체에너지와 식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세계경제는 그만큼 힘들어질 것이다.
지구의 재난은 어떤 형태로든
세월과 함께 자라온 것이 사실이다.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가만히 놓아두어도
지구는 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많이 불편하시죠. 조금만 참아주세요.
영동고속도로 신갈~호법 구간(33.5km) 확장도로(왕복 8~10차로) 2012년 완공”이라는
2007년도(2007년 10월말 착공)부터 마성터널입구에 표어로 내걸려 있는 글귀가 인상이 깊다.
억겁의 세월 속에서 5년이라는 세월은 한순간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참아달라는 5년의 세월 속에서
우리는 지금 희망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길이 불편하다면
또 다른 길을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길은 길을 만든다.
길에서 길을 묻듯이
길을 걸으며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보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느끼는 것은 깨우치는 것이다.
보고 듣고 느낄 줄 안다면
이미 해탈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길을 걷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또 다른 길을 묻고 있는 것이다.
길은 끝없이 새롭게 생겨나야만하고
새롭게 생겨난 만큼
또 다른 길을 물으며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길을 물어야만 살아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인생이고
우주이고
생명인 것이다.
2008년 5월 29일 목요일
낙산(洛山) 다래헌(茶來軒)에서 전통차인 대추차를 마시며 의상대와 소나무 그리고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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