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한쪽으로만 달리지 않는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바람이 분다. 온종일 추적추적 내린다. 누구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노래보다는 좀 더 경건한 의식을 추모하는 듯한 비이다. 슬픔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가 안고 가야 할 깊은 슬픔이기에 어느 편에 서서 우위를 따지지 않는다. 말로 하는 위로도 있지만 목숨으로 위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지혜로도 풀 수 없는 것이 삶이다. 모두가 한길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2020년 7월 13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