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은 한쪽으로만 달리지 않는다

청아당 2020. 7. 13. 10:02

바람은 한쪽으로만 달리지 않는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바람이 분다.

 

온종일 추적추적 내린다.

 

누구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노래보다는

좀 더 경건한 의식을 추모하는 듯한 비이다.

 

슬픔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가 안고 가야 할 깊은 슬픔이기에

어느 편에 서서 우위를 따지지 않는다.

 

말로 하는 위로도 있지만

목숨으로 위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지혜로도 풀 수 없는 것이 삶이다.

 

모두가 한길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2020713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