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처럼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것은

청아당 2020. 7. 12. 10:43

바람처럼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것은

 

앞이 탁 트인 공간이라면

바람은 거침없이 달릴 것이다.

 

새처럼 날기도 하고

구름처럼 흘러가기도 하고

바위에 앉아 유유자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숲속에 갇힌 바람은

숲의 향기에 넋을 놓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그물에 걸린 바람은

그물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바람이라고 무조건

모든 곳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바람은 만능이 아니다.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바람처럼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0712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