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2
인연2 저 먼 우주에서 달려와 옷깃을 스치는 사람들 삶도 죽음도 모두가 하나인 이 세상에서 서로가 얼굴을 알아보고 껴안을 수 있다면 숙명처럼 엮어진 인연이다. 잡아도 바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놓아도 바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우리에게 서로의 만남이 없었다면 황폐한 감정만이 이 지구를 감싸며 돌고 있을 것이다. 인연은 무서운 것이다. 날마다 다가오는 희열이 없다면 족쇄처럼 영원할 것 같은 발걸음도 한낱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과도 같은 존재로 서 있게 된다.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는 장소는 그리 많지 않다. 눈뜨면 멀리 달아나고 눈감으면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듯 삶의 중심을 말한다. 잡지 않아도 놓지 않아도 허공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은 무수한 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