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참나의 정의가 잘못 내려지면 홀로 지구 위에 서 있는 꼴이다

청아당 2021. 12. 30. 14:00

참나의 정의가 잘못 내려지면 홀로 지구 위에 서 있는 꼴이다

 

수행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참나의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게 된다. 참나는 나로부터 비롯되어지는가 아니면 본래의 면목에서 비롯되어지는가? 그것도 아니면 허상의 참나를 가지고 놀다가 유희로 끝나는가이기 때문이다.

 

에고와 짝을 이루며 참나를 찾아가거나 허상의 참나를 만나 마치 참나를 만난 것처럼 견성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참나를 만나기는 쉽지만 참나의 진면목을 함께 누리기는 어렵다.

 

참나가 아닌 참나를 만나기에 그렇고 설령 참나를 만난다고 하여도 참나의 알맹이들을 손으로 만져보지 못한 채 허상을 가지고 놀다가 착각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분명 상이 그려진 나뭇잎을 바라보며 손으로 만졌지만 흐물흐물해지면서 상이 찌그러들며 본래의 나뭇잎으로 변하기에 참나를 보았지만 허상의 참나를 보고 만지는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본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느낀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문제는 참나를 보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참나는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며 참나를 바라보는 와중에도 존재는 실존하는 것이며 실존과 나와 참나를 따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로 떼어놓아도 함께 한 덩어리로 움직이기에 살아있는 동안은 하나의 수레바퀴처럼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주와 인체 내에서 한 몸으로 움직이는 우주체의 작용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참나라고 부르고 있다.

 

20211230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