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고요의 극점은 무극이다

청아당 2021. 12. 4. 10:11

고요의 극점은 무극이다

 

태초 이전의 세계가 무극이다.

태극 이전의 세계가 무극이다.

음양 이전의 세계가 무극이다.

 

모든 것을 다 털어낸 채

홀로 고요히 있는 곳

 

그곳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으며

잡고자 하여도 잡을 수 없는 곳이다.

 

고요의 극점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극의 세계이다.

 

그곳은

더 이상 나아갈 데도 없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현상과 비현상을 초월하여

한곳을 향해 달려가는

우주의 가장 안쪽이 고요의 극점이다.

 

그곳은

칠정과 오욕이 없는 곳이며

발로 밟을 수 없는 곳이며

손으로 흔들 수 없는 곳이다.

 

그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하는 곳이자

하나로 집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언제든 뛰쳐나올 수 있는 곳이자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요의 극점은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니며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고 있기에

자신도 모르게 고요의 극점에 발을 담그고 오거나

손을 흔들며 반기고 있는 곳이다.

 

2021124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