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 2095

우주는 넓고도 아름답다

우주는 넓고도 아름답다 노크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다. 허공을 향해 두드릴 수도 있고 땅을 향해 두드릴 수도 있고 산과 바다를 향해 두드릴 수도 있다. 노크에 대답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수련자가 간절함 없이 행한다면 단지 행위예술에 불과하다. 하늘은 먼저 수련자의 정성과 지극함에 이르고자 하는 간절함을 본다. 우주는 넓고도 아름답다. 오죽하면 가없는 끝이라고 했으며 그 끝에 이르면 또다시 원을 향해 돌으라고 했겠는가? 처음과 끝은 늘 시작이다.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듯이 무언가 움직임이 있어야 에너지를 만들던지 형체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수련은 명상의 깊이를 원한다. 깊이 더 깊이 그 끝이 어디인지조차 모르게 요구한다. 가 닿을만하면 더 가라고 한다. 다 왔나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

천년재회

천년재회 허공을 떠돌다 만난 부부의 연이 있다. 노랫말처럼 아름다운 사랑이라기보다는 영혼을 녹이는 사랑이다. 운명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 인연도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 천년이 아니라 만년이 지나도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 운명과 인연은 무엇으로 연결되어져 있을까? 가장 궁금하고 어쩌면 우주의 원리 안에 깊숙이 숨겨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간절함과 처절함이 낳은 기도 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모두가 감동하는 그런 사랑이다. 천 년 동안 만나지 못한 꿈을 만난다는 것은 지독한 운명이나 지독한 인연이 아니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소중하고 귀중한 사랑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 어둡고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사랑이라면 가히 천년재회라 말할 ..

바람의 길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바람의 길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자세를 잡는 법도 호흡을 하는 법도 손 모양이나 합장하는 법도 다 다르다. 초급자가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다. 법에는 원칙이 있고 예외가 있다. 원칙을 우선하되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예외이다. 원칙은 정하기 나름이다. 예외도 정하기 나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정법을 전수받으려면 그에 따라야 한다. 정법은 단체마다 다 다르다. 수련자가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은 그 단체이다. 우선 자신의 몸에 잘 맞는지가 선결문제이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는가가 그 다음 문제이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면 일념으로 정진해야 한다. 바람의 길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정해져 있지가 않다. 원칙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면 예외는 응용력이라고 보면 좋을 것..

불꽃 튀는 내면의 세계

불꽃 튀는 내면의 세계 호흡 길 따라 들어가다 보면 기가 충만해지고 내면의 통로가 스스로 열리게 된다. 노크하듯이 침묵을 일으켜 세우면 어서 오라고 두 팔 벌려 반기기도한다. 기는 기의 통로인 경락을 따라 움직이며 어떤 경혈 자리에서는 강하게 요동치기도 하고 어떤 경혈 자리에서는 약하게 진동하기도 한다. 속도에 있어 완급조절이 최고이듯이 호흡 길 따라 움직이는 기의 움직임도 입체적으로 쏟아지는 우주의 기를 경락에 골고루 분사시킬 줄 알아야 한다. 처음에는 기의 통로인 경락을 따라 일정한 궤도를 타고 움직이지만 기가 충만해질수록 궤도를 이탈하여 온몸으로 우주의 기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만약에 일정한 궤도로만 움직이라고 하면 기는 숨이 막혀 죽을 것이다. 기는 자유분방하며 유도 추적 장치처럼 자신의 길을 스..

고난과 시련은 매번 오지만

고난과 시련은 매번 오지만 하늘은 인간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려 하고 인간은 하늘을 향해 비상하려고 한다. 이 둘의 관계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 없다. 하늘도 하늘이지만 인간 스스로도 바닥으로 떨어지고 싶은 경향이 내재되어져 있기에 이 둘의 관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애초부터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모든 게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지만 기류가 좋은 쪽으로만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주어지게 된다. 그래도 뒤돌아 생각해보면 고난과 시련을 달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목숨을 유지할 정도의 빈틈은 열어두고 있기에 그 틈바구니에서 숨을 쉬며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한번은 크게 웃게 되는 날이 있기에 그 맛을 잊지..

색즉시공 공즉시색Ⅱ

색즉시공 공즉시색Ⅱ 모든 혈자리가 열리며 우주의 기가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을 때 별의 크기만 한 피부기공호흡으로 확장되어지고 소주천, 대주천 및 영통개안을 경험하게 된다. 색(色)은 물질적 현상을 뜻하고 공(空)은 실체가 없음을 뜻한다. 색은 있는 듯 하지만 없는 것이고 공은 없는 듯 하지만 있는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 공존하는 선악처럼 한 몸으로 움직이며 이원론(二元論)으로 되었다가 일원론(一元論)으로 합치되기도 한다. 우주에너지를 온몸으로 녹여내면 기체가 액체가 되고 액체가 고체로 변한다. 단순히 덩어리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체의 상태에서 쇳덩어리나 다이아몬드라 할지라도 섬유질을 해체하여 뚫고 들어가듯이 에너지로 유영할 수가 있으며 그 어떤 단단한 물질이라도 기체화되면 깃털보다 더 가벼워진다는 ..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의 개성에 따라 안부 인사를 묻기도 하고 길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바람 따뜻한 바람 편안한 바람이 될 수 있느냐며 세심하게 묻기도 한다. 바람이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떤 바람은 혹독한 대가를 치른 다음 이루기도 하고 어떤 바람은 쉽게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겉에서 보는 것하고 내면에서 보는 것은 분명 다르다. 둘 다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혹독하다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쉽다고 쉬운 것이 아니라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발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맥을 짚어가며 정진하는 수련자와 막연하게 정진하는 수련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탐구하고 연구하고 ..

이미 알고 있어도 절차가 필요하다

이미 알고 있어도 절차가 필요하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이 연결이 안 된다. 안방에 있는 TV는 잘 나오는데 컴퓨터 쪽 인터넷이 안 된다. 와이파이 뒤쪽에 있는 전원선을 비롯하여 입출력 선을 뽑았다가 다시 끼웠고 TV 본체와 연결되어져 있는 기기 뒤쪽에 연결된 전원선과 입출력 선을 다 뽑았다가 다시 끼워도 여전히 컴퓨터 쪽 인터넷은 먹통이다. 오늘은 시간을 내어 A/S 신청을 했다. 먼저 채팅을 통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상담을 시작하였다. 와이파이 뒤쪽에 있는 전원선을 뽑았다가 다시 끼우라고 한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도 똑같은 현상이다. 이번에는 컴퓨터 쪽에 위치한 전화선과 연결된 투명한 입출력 선을 뽑았다가 다시 끼우라고 한다. 역시 똑같은 현상이다. 이번에는 인터넷 창에 뜬 메시지 입력을 요구한다. “네..

고통의 끝은 있다

고통의 끝은 있다 숨죽이며 침묵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기지개를 켜듯이 밝은 모습으로 자유롭게 걸어 다닐 때가 있다. 그러고 보면 다시 시작될지언정 고통의 끝은 있다 한번은 바닥으로 떨어뜨린 후 한번은 하늘로 비상하게 만드는 것이 하늘의 뜻이듯이 계속해서 좋은 일만 겪다 보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기에 하늘은 세심하게 배려해가며 삶에 탄력성을 유지해주고 있다.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인내하며 앞을 향해 걷다 보면 굴곡된 길을 벗어나게 되어 있다. 어찌 보면 운명의 장난 같지만 고통의 끝에 도달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같기에 고통을 고통이라 생각하지 말고 어떤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아름다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한은 포용력으로 풀어야 한다

한은 포용력으로 풀어야 한다 한은 깊을수록 애절하다. 깊게 더 깊게 들어가 봐야 그 끝에 남는 것은 없다. 한은 누구에게나 있다. 한을 한으로 풀려고 하면 그 한은 더욱 증폭되어져 우주의 끝에 머물게 된다. 한은 품는 것이 아니다. 한은 포용력이다. 자신을 품고 남을 품고 자연을 품고 우주를 품다 보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이 한이다. 한을 한으로 풀려고 하지 말자! 한은 에너지로 녹여야지 한으로 녹이려고 하면 더욱 응고되어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1년 1월 26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