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화담숲5-2 / 구름도 쉬어가는 곳

청아당 2017. 5. 1. 08:55

화담숲5-2 / 구름도 쉬어가는 곳

 

이제 막

암석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이

화담숲이다.

 

그만큼 사소한 아름다움에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만들어낸

화담숲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을

산꼭대기로

올려놓았는지도 모른다.

 

언뜻 보면

화담 서경덕 선생을 생각나게 하지만

화담숲은

화담 서경덕 선생과 관련이 없는

LG 구본무 회장의 아호(雅號)이다.

 

그렇지만

화담 서경덕 선생과

황진이를 생각나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맑고 담백한 필치로

이상적인 세계를 그려놓은 것 같은

기이한 풍광들이 줄지어 서있으며

평범함과 잘 어울리는 화담숲 때문이리라.

 

그리고

산과 물이 있는 곳에

주산지처럼

거꾸로 비친

산 그림자가 있다는 것!

 

이것만큼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것도 없으리라.

 

 

바람과 구름

달과 연못이 함께하며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화담숲 만의 깊은 여운과

자연의 참맛을 느낄 수 있어서일까?

 

산과 물이 하나가되어 자연이 되듯이

자연과 하나가 되거나

물아일체가 생겨나는 일은

바로 이러한 곳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의 세계는 자연이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인간의 세계는 인간이 가장 잘 아는 것처럼

한꺼번에 부는 바람을 다 감당할 수 없듯이

자연이 되었다가

인간이 되었다가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자연이고

인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얼마나 오묘한 조물주의 능력인가?

 

알면 알수록 깊이가 생겨나고

깊을수록

그 뿌리 또한 깊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