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화담숲(발췌본) - 구름도 쉬어가는 곳

청아당 2017. 4. 29. 23:20

화담숲(발췌본) - 구름도 쉬어가는 곳

 

힐링코스가 있는 곳!

산림습지가 있는 곳!

숲속산책코스가 있는 곳이

화담숲이다.

 

 

천년을 준비해온

화담(和談)(HWADAM BOTANIC GARDEN)!

 

 

매표소에서 입구를 향해 들어서면

수묵담채화로 적셔낸

담묵하면서도

물기가 채 마르기 전의 모습인

화담숲이란 이름이

비석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제 막

암석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이

화담숲이다.

 

그만큼 사소한 아름다움에도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만들어낸

화담숲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을

산꼭대기로

올려놓았는지도 모른다.

 

언뜻 보면

화담 서경덕 선생을 생각나게 하지만

화담숲은

화담 서경덕 선생과 관련이 없는

LG 구본무 회장의 아호(雅號)이다.

 

그렇지만

화담 서경덕 선생과

황진이를 생각나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맑고 담백한 필치로

이상적인 세계를 그려놓은 것 같은

기이한 풍광들이 줄지어 서있으며

평범함과 잘 어울리는 화담숲 때문이리라.

 

그리고

산과 물이 있는 곳에

주산지처럼

거꾸로 비친

산 그림자가 있다는 것!

 

이것만큼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것도 없으리라.

 

 

바람과 구름

달과 연못이 함께하며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화담숲 만의 깊은 여운과

자연의 참맛을 느낄 수 있어서일까?

 

산과 물이 하나가되어 자연이 되듯이

자연과 하나가 되거나

물아일체가 생겨나는 일은

바로 이러한 곳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의 세계는 자연이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인간의 세계는 인간이 가장 잘 아는 것처럼

한꺼번에 부는 바람을 다 감당할 수 없듯이

자연이 되었다가

인간이 되었다가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자연이고

인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얼마나 오묘한 조물주의 능력인가?

 

알면 알수록 깊이가 생겨나고

깊을수록

그 뿌리 또한 깊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리면

숲속산책코스가 비로소 시작되어진다.

 

모노레일 창밖으로 바라보는 경치보다는

직접 눈과 발로 밟는

풍광이 더 아름다운 것은

피부와 몸으로 와 닿는

바람과 풀과 나무들이 있어서일 것이다.

 

 

화담 소나무정원으로 통하는

길목에 서있는 것이

사색(四色)바위이고

그곳을 지나면

화담 소나무정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기이한 여정의 화담 소나무정원인 것이다.

 

 

산이 있는 강과 계곡에서 서식하는

산천어와 쉬리, 버들치, 어름치, 꺽지,

무지개 송어, 쏘가리, 황쏘가리, 모래무지,

미유기, 퉁가리, 참마자, 참중고기, 금강모치 등을

비롯하여

토종어류 및 민물고기 종류, 대표적인 수초의 종류들을

그리고

반딧불이 등 곤충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으며

수목과 식물들이

화담숲 곳곳에서

소나무정원을 심어놓기도 하고

암석바위를 세워놓기도 하고

그 사이에다

패랭이꽃 지나는 길목에

선남선녀가 걷도록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놓고 있다.

 

그리고

자연에서 자라는 나무를

예술작품으로 만나게 한 분재(盆栽)가 눈에 띈다.

 

곳곳에 기이한 분재(上南盆栽苑)와 쉼터를 제공하거나

잠시 노래하며

맘껏 소리를 지르거나

울림을 통한 힐링을 위해

동굴쉼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억을 위한 또 다른 추억을 위해

추억의 정원까지 마련하여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구름과 물도 쉬어간다는

운수휴당(雲水休堂) 한옥주막에서

파전과 감자전, 탁주 등을 준비해놓고

의자에 걸터앉아

원앙연못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인위적인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 아닌 줄 알았다.

그것을 잊게 한 것이 화담숲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자연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천상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만나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다시없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곳이

화담숲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꽃도 나무도 식물도

전국에서 달려오게 하는

상춘객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

 

어떤 이는

워크샵이라는 명목으로 달려와 눈과 귀를 열어놓고

어떤 이는

여행이라는 명목으로 달려와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다.

 

거기에다

봄바람까지 달려와서

물과 곤충과 암석들 사이를 비집고 다닌다.

 

화담숲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에

도화 꽃 대신

꽃잎이 떠내려가는

이곳은

인간세상이 아닌

선계(仙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품과

속세를 떠난 아름다움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여기는 인간세상이라기보다는

원앙이 한가롭게 물살을 가르며

거꾸로 쉬어가는

구름과 해와 달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곳이자

번지없는 주막

그 찻집에서

탁주 한 잔,

차 한 잔하며

구름도

물도 쉬어간다는

운수휴당(雲水休堂)

몸을 맡겨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온몸을 쭉 펴가며

다리를 쉬게 하는

멋과 낭만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곳이

화담숲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2017427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