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와 약수터 정자와 약수터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 있기에 숲은 꽃을 피우고 다람쥐는 재롱을 부린다.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정자와 약수터 백우선 날리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기에 이만한 시원함은 없을 것이다. 두 발 쭉 뻗고 기지개를 켜며 오순..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6.23
전에 없던 길 전에 없던 길 늘 다니던 길에서 전에 못 보던 길이 발견된다. 분명 두 눈 크게 뜨고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은 것처럼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세월은 그동안 숨겨놓은 것들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듯이 하나하나씩 풀어놓는다. 팔다리가 아픈 것부터 시작하여 어깨와 무릎 그리고 ..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6.12
호불사 입구 ‘산아래 식당’ 호불사 입구 ‘산아래 식당’ 한 마리의 새끼 다람쥐가 뛰어나오자 또 한 마리의 새끼 다람쥐가 뛰어나온다. 산 까치가 날아들고 청솔모도 덩달아 뛰어나온다. 성능 좋은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는데도 청솔모는 먹던 바나나껍질을 놓지 않는다. 등산객들과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다람쥐는 더욱 귀여..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6.02
수난 받는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수난 받는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송도에 가면 즐거움이 사라진지 오래다. 커피한잔을 마시기 위해 달려가는 즐거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구청에서 행하는 노점상 단속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눈치껏 해오기를 10년 이상 버텨 온 저력이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5.28
사색의 길2 사색의 길2 숲길을 걷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다. 더구나 산속을 통과하며 걷는 숲길은 더욱 아름다운 일이다. 발길이 떨어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비스듬히 등성이를 이룬 사색의 길을 걸을 때면 더없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대로 서서 우주를 껴안고 한없이 멈추고 싶다. 세상일이 한..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5.23
빈 공간 빈 공간 세월을 풀었다 포개놓으면 과거가 떠오른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삶의 한 가닥이 한순간에 달려왔음을 느낀다. 이렇게 또 다시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생각하면 풀었다 포개놓을 세월이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왔다가 소문 없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5.13
전등사 전등사 산안개를 풀어놓은 이유는 옷을 벗고 추녀를 떠받치는 나녀상을 위한 배려이다. 풍경소리에 맞춰 달려오는 4월 초파일 봉축행렬이 벌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고풍스러움은 세월이 실어다준 발길 때문이다. 하루에 한번씩 발이 부르터질 정도로 길을 놓고 정성을 들인 덕..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5.13
후회하는 나무들 후회하는 나무들 숲이 우거진 사색의 길을 걷다보면 발걸음이 빨라지며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 빠져든다. 바람은 부는데 몸이 무거워 한 호흡 한 호흡이 힘들어진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소년은 그래서 쉬이 늙는가보다. 분명 서있는 것은 자신인데 꿈 많은 세월은 어디로 갔는..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5.05
생기 도는 봄빛 청량산 생기 도는 봄빛 청량산 산새들이 허리춤에 매달린 차가운 바람을 털어내며 숲을 만든다. 웰빙 가족들의 쿵쿵 거리는 발소리에 산이 잠시 호흡을 고른다. 바다를 가르며 우뚝 선 인천대교 사장교 주탑 가로보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선 이름 모를 숲들이 미래를 꿈꾼다. 발걸음이 가볍다. 이렇게 따뜻한 봄..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7.04.28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 떠나야할 때를 아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이 있기에 안심하고 떠날 수 있어 좋다 짐을 지게 했다는 죄책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자 노력해왔지만 이제와 돌아보면 오히려 가고자하는 길을 방해한 것 같아.. 『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200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