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사 입구 ‘산아래 식당’
한 마리의 새끼 다람쥐가 뛰어나오자
또 한 마리의 새끼 다람쥐가 뛰어나온다.
산 까치가 날아들고
청솔모도 덩달아 뛰어나온다.
성능 좋은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는데도
청솔모는 먹던 바나나껍질을 놓지 않는다.
등산객들과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다람쥐는 더욱 귀여운 짓을 해가며
아기자기하게 형제끼리 소꿉장난을 즐긴다.
작지만 작은 통나무다리도 준비되어있고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벤치와 의자들이 줄지어 서있다.
호불사 입구 ‘산아래 식당’ 건너편의 전경이다.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노천카페의 추억을 더듬다보면
이곳까지 발걸음이 달려간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했던가?
노천카페처럼 낭만적인 길목은 못되지만
산이 있고 숲속 쉼터가 있어
소나무가 받쳐준 그늘에서
산기운을 들이마시며
냉커피에
명상을 맡길 수 있어 좋다.
가볍게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공중을 날아다니는 듯한 운동기구도 준비되어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산아래 식당’에선 커피와 토스트 그리고 잔치국수 등 다양한 메뉴로
청량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유혹한다.
길은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만드는 곳이 길이 됨을 이제야 알 것 같다.
2007년 6월 2일 토요일
청량산 호불사 입구 ‘산아래 식당’ 건너편 숲속쉼터에서 냉커피를 마시며...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