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정자와 약수터

청아당 2007. 6. 23. 22:16

정자와 약수터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 있기에

숲은 꽃을 피우고

다람쥐는 재롱을 부린다.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정자와 약수터

백우선 날리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기에 이만한 시원함은 없을 것이다.

두 발 쭉 뻗고

기지개를 켜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길가는 나그네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산에 오르다보면

선문답 같은 말들이

귓가에 맴돌 때가 있다.

바람이 잘 통하는 언덕배기 길목에 모여

행상을 하는 할머니들이 그렇고

귀엽게 아장아장 오르는 아이들이 그렇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이 그렇고

젊은 학생들이 그렇다.

그러고 보니

산에서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선문답 아닌 것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를 아는 것이다.

 

2007623일 토요일

 

청량산 오부자 약수터에서 길가는 등산객들을 만나며...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