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
세월을 풀었다 포개놓으면
과거가 떠오른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삶의 한 가닥이 한순간에 달려왔음을 느낀다.
이렇게 또 다시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생각하면
풀었다 포개놓을 세월이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왔다가 소문 없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한 일이지만
눈과 귀를 뒤흔드는 쟁쟁한 소리만큼은
놓고 가고 싶다.
처음부터 하나로 왔기에
갈 때도 하나로 갈 수밖에 없다.
무엇 때문에 왔다가
무엇 때문에 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빈 공간을 향해
빈손으로 갈 뿐이다.
2007년 5월 13일 일요일
빈 공간을 향해 빈손을 저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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