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화두

청아당 2006. 4. 5. 15:40

화두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듯이

수없이 다가오는 의문이 없다면

더 이상 나아갈 방향을 잃게 된다.

 

자신을 찾는 일은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출발하지만

자신을 의식하는 한

자신을 찾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숱한 생들이 모여 이루어진 나

누구를 내세워

나를 찾을 것인가?

 

숲속에 앉아있는 바람을 그리워할지

거센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그리워할지

걸음걸음마다

한 호흡의 맥이 달라진다.

 

200644일 화요일

 

 

처음부터 알고 출발하는 것보다 미로를 헤매며 느낌을 잡아가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미지의 세계를 달릴 때 열정이 생겨나는 것처럼 수없이 다가오는 의문이 없다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없게 된다.

뒤돌아보면 주어진 화두는 의미 없는 것으로 퇴색되어지고 또 다른 화두가 앞을 가로막아 선다.

끝없이 이어진 화두를 위해 매달리기보다는 화두 없는 화두 속에서 모든 것을 놓을 때가 좋다.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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