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눈을 뜬 채 잠자고 있다
바람이 분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바람이 길목에서 춤을 추고 있다.
분명 이승에서 부는 바람인데
저승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느껴진다.
누가 우주의 바람이라고 했는가?
누가 땅의 바람이라고 했는가?
사람이 태어나면 바람과 함께 달려온다.
사람이 죽으면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이것은 너와 나의 이야기이자
우주와 땅이 이야기하는 소리이다.
아무도 모르는 우주의 깊은 곳에서
바람은 눈을 뜬 채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눈을 뜬 순간
지구에 와 있을 것이고
눈을 감은 순간
우주의 깊은 곳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28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경리 문학공원 - 대지의 어머니 『토지』 (0) | 2016.03.13 |
---|---|
홀로 서있는 것은 바람이 아니다 (0) | 2016.03.05 |
뵙고 싶습니다 (0) | 2016.02.27 |
커피 안마시니? (0) | 2016.02.26 |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0) | 201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