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안마시니?
생전에
집에서나
병원에서나
아들인 나한테 하신 말씀이다.
커피 안마시니?
예, 커피 마셔야지요.
뒤이어
커피포트를 정수기에 대고
10초간 물을 받은 후 끓이면
1회 분량은 충분하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커피를 마신 후에야
아버님께서 말씀을 꺼내신다.
동생들을 비롯하여
집안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신다.
한마디로
가족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이다.
나는 묵묵히 들은 후
그에 합당한 대답을 해드린다.
대체적으로
아버님과 어머님께
가족 및 동생들에 관한 생활상을 먼저 물어보는 편이다.
그러고 보니
3개월 가까이 병원을 드나들면서
아버님께 돈독한 정이 들어버린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듯이
시간 날 때마다 병원에 들른 것이 그 원인인 것 같다.
뒤돌아서면
아버님이 생각난다.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는 아버님이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어찌하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커피 안마시니?
예, 커피 마셔야지요.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육성이자
자식의 가슴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25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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