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커피 안마시니?

청아당 2016. 2. 26. 15:23

커피 안마시니?

 

생전에

집에서나

병원에서나

아들인 나한테 하신 말씀이다.

 

커피 안마시니?

예, 커피 마셔야지요.

 

뒤이어

커피포트를 정수기에 대고

10초간 물을 받은 후 끓이면

1회 분량은 충분하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커피를 마신 후에야

아버님께서 말씀을 꺼내신다.

 

동생들을 비롯하여

집안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신다.

 

한마디로

가족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이다.

 

나는 묵묵히 들은 후

그에 합당한 대답을 해드린다.

 

대체적으로

아버님과 어머님께

가족 및 동생들에 관한 생활상을 먼저 물어보는 편이다.

 

 

그러고 보니

3개월 가까이 병원을 드나들면서

아버님께 돈독한 정이 들어버린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듯이

시간 날 때마다 병원에 들른 것이 그 원인인 것 같다.

 

뒤돌아서면

아버님이 생각난다.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는 아버님이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어찌하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커피 안마시니?

예, 커피 마셔야지요.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육성이자

자식의 가슴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25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