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느리거나 빠르거나

청아당 2015. 5. 6. 15:40

느리거나 빠르거나

 

숲속바위쉼터에서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한순간에 1년이 흘러가버린다

 

분명 어제 같았는데

손에서 놓기도 전에

한해가 바뀌고만 것이다

 

더는 갈 수 없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세월이라고는 하지만

눈 한번 깜빡인다고

이리도 빨리 간단 말인가

 

이리된다면

세월을 손에서 놓을 사람

몇이나 되겠는가

느리게 가거나

빨리 간다고 무슨 이득이 있단 말인가

 

가야할 사람은 가야하고

와야 할 사람은 와야 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자

하늘의 순리이지 않은가

 

그래도 존재해야 하거나

살아가야할 운명이라면

하늘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다함께 호흡하며

한솥밥 먹는 처지에서

함께 손을 잡고

달려가면 그뿐이지 않은가  

 

2015년 5월 6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