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고창 선운사 - 만세루(萬歲樓)

청아당 2015. 5. 12. 11:45

고창 선운사 - 만세루(萬歲樓)

 

고창에는 생각보다 많은 유적지가 줄지어 서있다

고창읍성, 고창고인돌, 고창고인돌박물관, 고창판소리박물관을 비롯하여

미당 서정주 시인의 미당시문학관이 갖추어져있다

 

손으로 바람만 흔들어도

고창 청보리밭과 고창 선운사가 있고

선운산 초입에 피어있는 꽃무릇

선운사 부근을 흐르는 인천강 하류에서 잡은 풍천장어

그리고

이곳의 또 다른 특산품인 복분자와 수박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밖에 갯벌체험과 책마을해리가 준비되어져 있다

 

더구나

동백꽃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운사를 향해 오르다보면

선운사 입구 개울 건너편 절벽 아래(고창 삼인리)에서

뿌리를 박고 자라는 송악(楤嶽, 천연기념물 367호)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고

맑고 깨끗한 계곡물에선

일급수 물고기들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욕심을 내자면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위해 도솔암까지 다녀오는 것이 좋다고 본다

 

선운사(禪雲寺) 천왕문(天王門)과 사대천왕 상에 들어서자

선운사 금동보살좌상이 모셔져있는 대웅보전을

가로막고 서있는 만세루(萬歲樓)에서

보살님께서

여행객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행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편의를 돌보아주고 있다

 

석가탄신일인 4월 초파일(5월 25일 월요일)을 기리기 위해서인지

가족의 건강과 개인의 꿈을 소원하기위한

연등이 여기저기에 매달려있고

다도(茶道)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세루에서 무료로 차를 대접하며 담소를 즐기게 하고 있다

 

대웅보전 또는 대웅전(大雄殿) 대신

만세루(萬歲樓)가 앞을 가로막고 등장한다는 것은

특이한 절의 구조라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가끔씩 사대천왕문을 지나면

부석사나 내소사처럼 누각이 등장하는 경우는 있어도

평지에 만세루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남다른 발상이자

고유한 절의 구조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까래와 대들보의 조화로운 설계는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함과 동시에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구나 대들보는 7백년이나 되어

선운사와 함께해온 산증인으로써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서까래와 대들보가 아닌

자연목을 그대로 살려

배치해놓았기에 그 감동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

 

발길 닿는대로... 홀로 다니는 여행길 블로그에 의하면

선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본래는 스님들이 경전 공부를 하던 강원이다

현재는 내방객들에게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어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병법이듯이

내세우지 않고 느끼게 하는 것은

감동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눈으로 보고 느끼고 멈추면

그것이 곧

우리들의 마음이자

우리들의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씩

종교를 넘어선 그곳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어지럽히고 있지만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갈 길이 정해지기도 하고

갈 길이 흩어지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같은 길도 누구와 함께 걷느냐에 따라

감동이 달라지듯이

함께 손잡고

걸으면서 비우다보면

또 다른 채움이 가슴에 밀려듦을 알 수가 있다

 

2015년 5월 10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