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淸凉山) 흥륜사(興輪寺)
꽃이 스님을 반기는 것은 처음 본다
스님이 꽃을 반기는지
꽃이 스님을 반기는지는 몰라도
스님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멈출 줄 모른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어린 시절의 모습이
스님의 손에서 맴돌고 있다
스님도 자연의 일부이고
꽃도 자연의 일부이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잊은 채
꽃은 스님을 향하고 있고
스님은 꽃을 향하고 있다
서로가 반갑다고
손부터 잡는 것을 보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자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든다
꽃의 마음과 스님의 마음은
일심동체이자
해탈귀로(解脫歸路)이기에
108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서로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다
더구나
계절의 여왕인 5월 첫째 날에
순간과 순간이 겹치는 영겁의 세계를
고스란히
여백에 풀어놓는다는 것은
내년을 기약하기보다는
오늘을 기억하기위한 약속 때문이다
2015년 5월 1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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