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을 오르다 - 10분이면
나의 고향이자
자연의 고향인 청량산!
섬처럼
구름처럼
바다처럼 그렇게 살아온 산이었다.
해탈의 문에 오르기 위해 백팔계단을 밟을 수 있는 곳
흥륜사 쉼터에서 팥빙수를 먹을 수 있는 곳
솔바람이 이마를 스쳐지나가는 곳
산이 좋아 오르다보니
산위에 정자가 있고
산위에 배 전망대가 있고
산위에 바람과 구름과 물이 있고
경쾌한 발걸음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곳
오르고 올라도 지칠 줄 모르는 곳
내려와도 또 오르고 싶은 곳
그 누가 오르라고 한 적도 없고
그 누가 내려가라고 한 적도 없고
스스로 오르고
스스로 내려가는 곳
낮에 올라
달과 함께 내려오는 곳
달그림자가 약수터를 빙빙 돌며
물 한 모금 마시며 지나가는 곳
다람쥐랑
까치랑
뻐꾸기랑
손잡고 오솔길을 걸어가는 곳
명상의 길이 있는가하면
사색의 길이 있고
비탈진 산길에 누워있는 바위랑 눈을 맞추며
숲속바위쉼터로 찾아들어가는 곳
숨소리하나 들리지 않게 호흡을 할 수 있어 좋은 곳
명품 소나무사이로 산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누가 이름 붙여주지 않아도 좋은 곳
그 누가 찾아주지 않아도 좋은 곳
그저 바람이 있어 좋은 곳
그저 구름이 있어 좋은 곳
그저 약수터가 있어 좋은 곳
산위 오솔길에서
배 전망대가 어디냐고 물어오는 이가 있어 좋은 곳
1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어휴! 라고 말하고
8살 난 딸은 10분이면 갈 수 있다며
아버지 손을 잡고 달려가는 곳
그래! 10분이면 배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많은 곳
서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
송도유원지가 있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있고
인천시립박물관이 있고
인천대교가 있고
송도신도시가 있고
연안부두가 있고
월미도가 있고
저 멀리 영종도까지 보이는 곳
그것도 부족하여
소래가 보이고
오이도가 보이고
시화방조제와 조력발전소가 보이는 곳
거기에다 송도길거리 작은 쉼터인
노천카페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좋은 곳
한마디로 여행은 발품을 팔아야
가슴에 남는 추억을 쌓을 수 있듯이
한걸음 한걸음에
삶의 바퀴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눈이 즐거우면 마음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우면 발걸음이 가볍듯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축지법을 쓰던가?
순간이동을 하든가?
몸을 움직여야 기쁨이 솟아남을 알 수 있다.
2013년 8월 24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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