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하나란 무엇인가?

청아당 2013. 9. 10. 11:13

하나란 무엇인가?

 

하나는 둘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셋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다섯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백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천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만을 만들 수가 있고

하나는 수천수만을 뛰어넘어 억겁의 세계를 만들 수가 있다.

 

하나는 성스러운 공간이자 안식처이기에

신인합일을 선두로

내적울림과 내적기쁨이 그 뒤를 따르며

삼위일체가 하나로 묶여 달려가고 있다.

 

하나는 우주의 뿌리이자 삶의 뿌리이기에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성스러운 영역이자

평범의 울타리에서 신비의 울타리를 포용하고 있다.

 

간다는 것은 죽음을 뜻하고

온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뜻하지만

하나는 한곳으로 모이게 하는 구심점이자 중심 처이기에

어쩌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목표이자

우주적인 포부이자

자연이 낳은 지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며

하나는 실처럼 엉켜 있지 않고

언제든 풀어놓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며

하나는 우리들의 삶 깊숙하게 파고들어와

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하나는 하나에서 파생되어 여럿으로 나뉘고

여럿에서 다시 하나로 합쳐지고 있다.

 

하나는 숲과 나무를 불러들이고

하나는 산과 바다를 불러들이고

하나는 종교와 철학을 불러들이고

하나는 과학과 문화를 불러들이고 있다.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고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슬프게 생각하고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하고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기쁘게 생각한다.

 

하나는 그 모든 것을 잊게 하거나 잠재울 수가 있으며

하나는 죽음을 앞둔 사람조차 깨어나게 할 수가 있으며

하나는 서있는 자리에서 우주를 한 바퀴 돌 수가 있으며

하나는 도의 근본을 파헤칠 수가 있다.

 

하나는 경계를 만들 수도 있고

하나는 경계를 허물수도 있고

하나는 우리들의 삶과 우주적인 삶에 선을 그을 수도 있다.

 

하나는 너와 나를 이웃으로 만들기도 하고

하나는 가족을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직장을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조직을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단체를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국가를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세계를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자연을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하고

하나는 우주를 한 몸으로 묶거나 풀기도 한다.

 

하나는 그 어느 것도 만들어낼 수가 있고

하나는 그 어느 것도 파괴할 수가 있고

하나는 유에서 무로 변하게 할 수 있으며

하나는 무에서 유로 변하게 할 수 있으며

하나는 우리들의 마음을 다룰 수가 있고

하나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가 있고

하나는 우주의 중심에서 고요의 극점을 불러들일 수가 있고

하나는 지구의 중심에서 침묵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보라! 그 누가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보라! 그 누가 좌절하고 있는지를

보라! 그 누가 성공하고 있는지를

 

우주를 박차고 태어난 우리들이기에

그 무엇인들 못할 것이 있는지를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하나에서 시작되어져

하나에서 멈추고 있다.

 

모든 것이 다 일심동체가 되는 것

이보다 더 간단하고

이보다 더 질기고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겠는가?

 

눈뜨면

살아있는 우리들의 심장이 있기에

눈감으면

제2의 생명으로 옮겨가는 우리들의 영혼이 있기에

하나는 하늘이요

하나는 땅이요

하나는 사람이다.

 

바로 그 경계에서 삶의 냄새가 있고

우주의 한복판에서

침묵으로

손을 흔들고 있는 하나를 발견할 수가 있다.

 

2013년 9월 10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