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청량산 둘레길

청아당 2012. 9. 1. 12:47

청량산 둘레길

 

청량산은 약수도 많고 역사도 많다.

오솔길을 걷다보면

목을 축일 수 있는 약수터가 길목에 서 있다가

나그네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한없이 걸어도 지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로

낙조의 명당 서해를 안고 서있는 곳

바로 그곳이 청량산이다.

영일(迎日) 정씨(鄭氏) 재실인 동곡재(東谷齋) 뒤로

솔밭 길을 걷다보면 산 향기가 온몸을 감싸며 돌고

청량산에는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인 노천카페가 있고

커피보다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짐없이 거쳐 가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있고

노천카페가 줄지어 서있는 ‘인천시립박물관’이 있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는 70~80년대를 주름잡던 ‘송도유원지’가 있고

품위를 유지시켜주는 ‘송도유원지’ 바깥쪽에 위치한

어린바위섬 ‘아암도(兒巖島)’가 있어 더욱 아름다웠던 섬

지금은 해안도로를 안고

송도유원지와 육지가 되어 추억의 섬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인천에서 제일 잘나가는 ‘흥륜사’가 있고

청량산을 버팀목삼아 서있는 ‘호불사’가 있고

80년대 약수터인 금와천(金蛙泉)이 없어진 그 자리에

‘관음사’ 대신 ‘송도선원’이 버티며 서있고

‘가천길병원 박물관’이 새롭게 단장하며 마무리 단계에 있고

연인들이 즐겨 찾는 음식점과 레스토랑이 줄지어 서있고

‘송도비치호텔’이 채무로 인해 ‘라마다호텔’로 변해있고

인천송도와 영종도를 연결해놓은

서해의 명물 ‘인천대교’가 바람처럼 서있고

바다를 메워가며 정지작업을 해놓은

경제자유구역이자 ‘해돋이공원’과 ‘센트럴 파크(중앙공원)’가 조성된

‘송도신도시’가 들어차있고

저 멀리 연안부두와 월미도가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소래산을 중심으로 신천리가 보이고

인천을 대표하는 소래와 논현동에 자리 잡은

대단위 아파트단지사이에 수인 간 전철이 생기고

포구와 아파트의 절묘한 조화로 인해

그 기품이 깊이 있게 살아나고 있다.

고개를 돌려 청량산 뒤쪽을 보면

송도신도시를 달리기위해 풀어놓은

‘동춘터널’과 ‘청량터널’이 있고 그리고

‘문학터널’ 위로 ‘문학산’이 마주하며 서있다.

저 멀리 시화방조제와 조력발전소가 손을 흔들며 서있고

인천 LNG 기지(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함께 손을 흔들며 바다냄새를 실어다 나르고

손칼국수로 유명한 대부도와 오이도가

놀러오라고 손짓하는 소리가 들리고

태풍 ‘곤파스’ 때에도 견뎌냈던 노아의 방주 배 카페 지붕이

태풍 ‘볼라벤’ 에 일격을 당한 후

지붕 없는 초라한 모습으로 청량산 정면을 지키고 서있다.

가슴이 답답하면

호불사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청룡공원’으로 발길을 돌려

노인들의 쉼터이자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운동기구와 정자를 둘러보고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으면

‘청룡공원’에 만들어진 어린이 놀이터 근처를 맴돌다

두발 뻗고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면

낯선 바람일지언정 가슴 따뜻한 바람이 머물다 가곤 한다.

청량산에는 이것 말고도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바람이 있고

정신을 맑게 하는 휴식공간이 줄지어 서있다.

 

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