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끝없는 길을 가다

청아당 2011. 5. 11. 23:22

끝없는 길을 가다

 

가야할 길을 정해놓고 달리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포기해버린 사람보다는

그 끝에서라도 빙빙 돌며

또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와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다.

처음과 끝은

시작이자 또 다른 끝이기에

발목에 걸어둔 진리를 찾아

뛰고 또 뛰어야한다.

길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지만

수없이 오가며 영동고속도로를 향해

글을 찾았지만

글로 쓰는 일보다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산속 시골집 그림 한 폭이면

그것으로 행복을 노래할 수 있다.

때로는 화선지에

먹물을 풀어놓은 길 위를 달리기도하고

숲 속에서 들려오는

산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없이 달려야만

새로움이 생겨난다며

길 아닌 길을 달리기도 하고

산을 지날 수 없으면

터널을 뚫어 달리기도 했다.

산은 바다가 있어 그리워하고

바다는 산이 있어 그리워하듯이

언제든 달리고 싶은 영동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손짓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논

줄다리기를 시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산은 맑은 향기를 내보내며

정신을 맑게 해주고

바다는 푸른 파도로 달려와

새로운 세상에서 얻어온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산은 정신을 대신하고 있다면

바다는 가슴을 대신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들이 평생 동안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길 없는 숲 속에서나

바람 없는 바다 속에서나

우리들의 눈을 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이 있기에

가슴속으로 행복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달리는 길에서

우리들의 눈길을

시원하게 해주는 자연이 없었다면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단어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이기에

지구의 끝이나 시작점에서

우리들이 누려야할

행복과 기쁨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 없어지거나

자연이 만들어 논 길이 없어진다면

꿈 아닌 현실에서

목숨 줄을 내려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자연이 있었기에

우리들이 죽지 않고 살아야할 이유를 발견하며

그 끝은 시작인데도 불구하고

눈만 뜨면

늘 새로운 길을 향해 끝없이 달리고 있다.

 

2011년 5월 11일 수요일

 

끝없는 길을 걸으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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