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 속의 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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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4. 22:28
“"공"의
우주 속에
육체의 세포들이
"빛"의 조각이 되어
하나의 "공"으로
존재한다”
해시 명상을 기록한다
우주와 통한다는 것은 우주의 품에 안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의 언어는 우주의 언어를 단련시키지 못한다.
깊고도 깊은 우주의 언어는 우주의 가장 안쪽에서 전달되며 흔들지 않아도 터져 나오는 자연어로 표출된다.
처음의 공은 우주의 품이다.
나중의 공은 빛의 조각이 우주로 달려가 화답하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경지이다.
육체의 세포들이 빛의 조각이 되어 하나의 공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빛을 잘게 썰어 우주 곳곳에 널어놓은 것이 아니라 빛 자체가 우주를 향해 뒤덮는 현상을 말한다. 온통 빛으로 뒤덮인 우주를 바라보아라! 이 얼마나 황홀하고 가없는 끝인가? 거기에다 빛의 조각이 우주를 뒤덮은 현상은 가히 우주쇼에 가까운 침묵의 빛들이다. 육체가 우주의 품에 안기는 과정인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질서정연한 빛들의 움직임은 우주의 정중앙을 꿰뚫는 통로와도 같은 역할을 하기에 마치 블랙홀을 통과한 빛과 전자기력이 휘어지면서 블랙홀 뒤로 빠져나오는 현상과 같다 할 수 있다.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이 아니라 블랙홀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빛의 향연인 것이다.
공 속의 공은 단순히 비어있음이 아니다. 비어있다는 것은 채움의 반대어이다. 비움과 채움은 늘 서로를 불러들인다. 한쪽이 모자라면 한쪽이 달려와 채워주고 한쪽이 남으면 한쪽은 스스로 자신을 버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늘 준비된 비움과 채움의 완성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공 속의 공은 우주가 스스로 말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 8월 11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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