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출발

청아당 2009. 1. 5. 23:24

출발

 

시무식을 하기위해 청량산을 향해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시무식을 하기위해 계양산 아래 사무실에서 조용하게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출발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리이자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힘으로 통한다.

바깥 날씨는 오늘도 여전히 춥다.

귀와 볼이 벌겋게 달구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이다.

출발을 경쾌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출발을 불쾌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프로는 프로답게 행동해야 대우를 받는다.

프로가 아마추어처럼 행동하면

서로가 낯을 들 면목이 없는 것이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현실은 치열하다.

강의는 학생들을 휘어잡아야한다.

아니 뼛속깊이 각인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한다.

한 가지 분야만 안다고

그것만 지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요즘은 멀티플레이의 강의를 요구한다.

한마디로 경계가 없어야한다.

사서오경을 말하면서

동서양의 철학을 말할 줄 알아야하고

경제와 회계에 대해서도 말할 줄 알아야한다.

그리고 법률과 여행에 대해서도 말할 줄 알아야한다.

건강과 스포츠에 대해서도 해박해야한다.

천문과 지리를 이야기하고

삶의 뿌리인 사주와 성명학을 말할 줄 알아야만 한다.

그 끝을 알 수 없도록

예술적인 감각으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

바닥이 드러나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어진다.

바닥이 드러나기 전에

미리 채워놓는 강사일수록 대접을 받는다.

한발 앞서 움직인다는 것은

그래서 힘든 것이다.

남이 놀 때

공부해야하고

남이 쉴 때

생각해야하고

남이 잠잘 때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남을 가르치거나

앞서간다는 것은

그래서 힘든 일이다.

사람들은 저절로 그러한 경지에 이르는 줄 안다.

피와 땀이 섞이지 않는 이상

그러한 상태에 이를 수가 없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하는지

얼마나 더 뛰어야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노력한 대가를 인정받는 것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숨은 노력을 인정받는다는 것과 같다.

출발보다 더 어려운 것이

남한테 인정받는 것이다.

 

2009년 1월 5일 월요일

 

새해에 시무식을 가지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화  (0) 2009.01.07
방문  (0) 2009.01.06
방향  (0) 2009.01.04
낙조(落照)에 서있는 인천대교  (0) 2009.01.03
유황불  (0) 200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