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낙조(落照)에 서있는 인천대교

청아당 2009. 1. 3. 22:44

낙조(落照)에 서있는 인천대교

 

환한 햇빛이 불을 뿜고 있다.

송도신도시에 솟아오르는 초고층빌딩과 인천대교를 벗 삼아

불을 뿜고 있는 것이다.

오늘따라 밝은 햇빛이 눈이 부시다.

새해를 맞이하여

청량산의 정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나무계단을 오르는 가족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정상에 올라

한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유난히 맛이 좋다.

아니 속이 타서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걸음씩 계단을 밟고 오르면

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청량산에 오르면

바위에 서서 기운을 받는다.

한여름에는 더 없이 맑고 풍부한 에너지가

몸을 감싸며

우주와 연결되어져 있는 느낌을 받는다.

아니 그대로 멈추어 서서

영원히 우주와 하나가 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나뭇잎소리에

침묵이 흐를 때

세상은

적막처럼 조용할 뿐

더 이상 너와 나의 구분을 짓지 않기 때문이다.

고요가 무엇인지

적막이 무엇인지

침묵이 무엇인지

숲속바위쉼터에 앉아 있으면

모두 다 느낄 수 있다.

느낀다기보다는

자연과 하나가 되고

우주와 하나가 되어

그 자체로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름

가을

겨울이 한 순간에 지나간다.

아니 눈 한번 감았다 떠보면

계절이 바뀌어 있는 것을 느낀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다시 한 번 눈을 감았다 떠보면

여름으로 변해있을지 모르기에

한순간이라도

계절의 깊은 맛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눈을 감지 않는다.

차가운 바람이

이마와 볼에 멈출 때면

겨울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신선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에 감길 때면

여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똑같은 발걸음이지만

계절에 따라

바람이 다르게 불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서쪽에 펼쳐진 바다위로 해가 지고 있다.

그것도 눈부신 햇빛으로

우리들에게 희망은

꿈이요, 이상이다.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길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달려야만 한다.

해가 사라지고 난 길에는

달이 떠오르고 있음을 볼 때

우리들은 지금 시이소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더 큰 힘으로

누가 더 작은 힘으로

누를 수 있는지

아니면 짓눌리는지

한쪽이 기울면

한쪽은 높이 솟구칠 수밖에 없다.

기로에 서서

해가 될 것인지

달이 될 것인지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200913일 토요일

 

청량산 정상에 올라 낙조에 비춰진 송도신도시와 인천대교를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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