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불
화산이 폭발하고 난 잔재 속에서
지렛대 한 개와 맨손으로
자갈과 수건을 입에 문채
유황을 캐내는 사람들이 있다.
1m가 넘는 유황가스가 새어나올 때는
목숨이 위협받거나
죽는 경우가 생겨난다고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유황가스를 뚫고 나갈 때
쓰러지는 동료들이 있어도
앞만 보고 걸어야 한다고 한다.
다 같이 죽는 것보다는
남은 가족들을 챙겨야하는 의무 때문에
눈앞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뒤로한 체 걸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 종일 70kg ~ 100kg을 캐낸 유황 값은
단돈 2,200원
그것으로 식구들의 한 끼 식사 값이라고 한다.
지게에 양동이를 양쪽으로 맨 모습과
양동이 대신
유황을 담는 큰 광주리를 맨 모습만 다를 뿐
과거의 우리들의 모습과 흡사한 면이 많다.
열악한 환경에 처하면
그 환경을 극복해나가려는 의지만 강할 뿐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단점이 도사리고 있다.
아니 그것보다는
당장에 끼니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마저도 서있을 수 없기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일 것이다.
36년 동안이나
유황불에서 유황을 캐내는 작업을 업으로 한 사람의 등을 보니
무거운 유황덩어리에 짓눌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물러터지거나 곪은 상태로 굳어버린 상흔은
깊은 주름으로 등을 감싸고 있다.
하루라도 벌지 않으면
부인과 아들, 딸, 손자며느리까지
대식구가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기에
오늘도 꿋꿋하게 유황불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어렵다는 것은
자신의 기준에 맞춰 불리는 이름일 것이다.
평생을 유황불속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들의 어려움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삶의 질이 높았던 과거의 삶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아
아양을 떨고 있지는 않은지?
당장 하루 세끼도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아니면 사방이 꽉 막혀
절벽처럼 느껴지지는 않은지?
정 힘들면
유황불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목숨을 걸고 달려보자!
조금이라도 희망이 보이고 빛이 보인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힘들어해도
자연은 늘 푸르듯이
해답은 먼 데 있지 않고
가까운데 있음을 살펴볼 때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평소에 준비한 사람들만이
오늘의 어려운 일들을 극복해나가듯이
우리도 함께
희망의 대열에 서서 힘차게 달려보자!
2009년 1월 3일 토요일
1월 2일 밤 TV에 나온 유황불에서 일하는 광부를 보며...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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