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흔든다고 흔들리면
섬이 아니다
흔들리는 것은
부평초이다
홀로 서기 위해선
생살을 깎아내는 아픔을 딛고
편안한 미소로
답할 줄 알아야 한다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는
시련과 고통의 신음소리이다
바다가 깊을수록
소리도
그만큼 깊어진다
2006년 4월 22일 토요일
속초 앞바다 방파제에서 새 섬을 바라보며...
속초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새 섬은 새의 형상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억지로 짜 맞추면 새의 모양 같기도 하다.
하지만 청호동 아바이(할아버지) 마을에서 바라보면 영락없는 거북이 형상이다.
40년째 새 섬을 바라보지만 항상 편안한 미소로 답해준다.
40년 전과 지금의 나는 변함이 없다.
변한 것은 세상을 달려가는 마음뿐이다.
마음을 놓으면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그동안 마음 때문에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을 놓으면 할일이 없어진다. 말 그대로 무위이다.
마음을 잡고 있을 때 의미가 주어지고 역사가 만들어진다.
자연은 마음을 잡고 있기도 하고 놓기도 한다.
마음 따라 자연이 새롭게 보여 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은 마음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