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격식과 형식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청아당 2006. 4. 16. 19:32

격식과 형식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기존의 틀을 깨뜨려야한다

아집처럼

고집처럼

움켜쥐려한다면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어진다

길 없는 길을 가는 일은

길을 만들어놓고 가는 일이 아니다

가다보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길이라야 길이 된다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길이어야 한다

격식과 형식을 움켜쥐고 있는 한

기존의 벽은 아성처럼 높아만 갈 수밖에 없다

절대자에 대해 의지를 키우려하는 일은

수행자가 걸어야하는 길이 아니다

그러한 일은

홀로서기에 실패한 마마보이나 하는 일이다

사후세계에 가서 편안하게 지내려 하는 것은

절대자에 대한 아부밖에 더 되겠는가?

욕심을 버리고

하나만을 선택하여 걸어야한다

절대자조차 누를 수 있는 담력으로

모든 것을 초월하려는 마음

교만이라도 좋다

자신이 걷기에 가장 좋은

혼자만의 길을 찾아 걸어야한다

틀을 깨뜨리는 일은

기존의 틀을 모두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잠시 침묵 속에 가둬둔 후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 쓰라는 뜻이다

겸손을 통한 마음공부가 밑바탕이 되지 않는 한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없다

계속해서 기존의 틀을 유지한 채 나아가고자한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다

서로가 버리는 일이다

 

2006416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