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과 형식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기존의 틀을 깨뜨려야한다
아집처럼
고집처럼
움켜쥐려한다면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어진다
길 없는 길을 가는 일은
길을 만들어놓고 가는 일이 아니다
가다보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길이라야 길이 된다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길이어야 한다
격식과 형식을 움켜쥐고 있는 한
기존의 벽은 아성처럼 높아만 갈 수밖에 없다
절대자에 대해 의지를 키우려하는 일은
수행자가 걸어야하는 길이 아니다
그러한 일은
홀로서기에 실패한 마마보이나 하는 일이다
사후세계에 가서 편안하게 지내려 하는 것은
절대자에 대한 아부밖에 더 되겠는가?
욕심을 버리고
하나만을 선택하여 걸어야한다
절대자조차 누를 수 있는 담력으로
모든 것을 초월하려는 마음
교만이라도 좋다
자신이 걷기에 가장 좋은
혼자만의 길을 찾아 걸어야한다
틀을 깨뜨리는 일은
기존의 틀을 모두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잠시 침묵 속에 가둬둔 후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 쓰라는 뜻이다
겸손을 통한 마음공부가 밑바탕이 되지 않는 한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없다
계속해서 기존의 틀을 유지한 채 나아가고자한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다
서로가 버리는 일이다
2006년 4월 16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험한 생각 (0) | 2006.04.20 |
---|---|
처음부터 다시 (0) | 2006.04.18 |
허구적인 이상세계 (0) | 2006.04.16 |
송도 길거리 작은 쉼터 (0) | 2006.04.15 |
지극함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0) | 2006.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