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지극함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청아당 2006. 4. 14. 21:25

지극함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

의문을 갖고 사는 것이 삶이듯이

처음부터 모두 알면

앞을 향해 나아갈 길이 없어지게 된다.

꽃을 보면 꽃이요

자연을 보면 자연이듯이

있는 그대로 보여 지는 세상을

그대로 인정하며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 말할 수 있다.

쪼개고 또 쪼개어

형체를 찾으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처음의 형체는 사라지고 없는 법

없는 형체를 찾아 떠도는 것이 수행자들의 어리석음처럼

손안에 든 것을 버리고

무엇을 찾으려 애쓰는가?

말장난에 놀아난 숱한 사람들

지극함에 이른다하여 달라질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을 높이고 그것도 모자라 끝없이 높여 논 성자들의 말에

휘말려

그물 없는 그물에 걸려 넘어진 사람들

자신을 세우는 일은

우주를 뒤흔들고 우주적인 경험을 하였다하여

자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생사를 넘나드는 극한의 고통과 현실을 초월한 초월적 경험인 것을

가장 어리석은 꿈으로 치장해놓은

이상적인 세계는

처음부터 몽환이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듯이

꿈과 현실도 구분 못하면서

무엇을 향한 질주인가?

가슴으로 다가서는 의문들

모두 풀어

하나로 묶는 날

온 우주의 빛 안쪽에 위치한

고요의 극점에 이르러

가없는 길이 무엇인지

하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리라

 

2006414일 금요일

 

가슴으로 다가서는 의문들 학식과 머리가 아닌

경험과 행위로 모두 풀어 하나로 묶는 날을 기대하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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