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뒤에 걷는 사람들
인간적인 가장 인간적인 사람들이야말로
자신을 아는 사람들이다.
손에 들고 다녀본 사람들만이
무거움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을 비우고
자신을 낮추며
한없이 겸손해지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언제든 교만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
생김새도 같고
능력도 별반 다르지 않고
똑같이 하루를 걷는 사람들
너무나 평범하여 무엇이 다른지 구분이 서지 않는다.
보통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적다면
완성 뒤에 걷는 사람들은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이것만 빼놓고 다른 점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신비도 자주 보면
평범해지는 것처럼
신비를 보기위한 수련보다는
경계 없는 곳에서 지내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종교에 거처하는 사람은 종교적인 모습으로
세속에 거처하는 사람은 세속적인 모습으로
산속에 거처하는 사람은 탈속적인 모습으로 존재한다.
사람들은 원한다.
요술처럼 도술을 부리거나 각종 현란한 이적을 행해주기를
병든 사람을 고쳐주거나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도록
그리고 신선이 되어 불로불사하거나
해탈하여 끝없는 윤회가 반복되지 않기를
깨달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듯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
때로는 실수도 하고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서는 일을 반복하는 것
목석처럼 감정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 따라 움직이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똑같은 모습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듯이
사람들의 눈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만나면 실망하는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있는 평범한 사람
경계가 없는 곳에서
말장난보다는
침묵을 더 좋아하며
편안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다.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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