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으로 생선을 절이면 짜다
사찰 오르는 길 양쪽에서 화사한 꽃들이 반겨준다.
경제가 많이 어려운가 보다.
5월 5일이 어린이날이자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대웅전 앞 연등에 붙어있어야 할 소원성취 꼬리표가
작년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된다.
대웅전 법당을 한번 둘러본 후 내려가는데
종무소 앞에서 앵무새가 불러세운다.
여러 가지 음성을 흉내 내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작 ‘나무아미타불’은 흉내를 못 낸다.
나무아미타불이라고 말해보라고 해도
시끄럽다며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꼬끼오’라며 외친다.
그러고 보니 앵무새가 날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쇠사슬에 묶여있었다.
제자리에서 빙빙 돌며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다.
바닷물은 짜도 물고기는 짜지 않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소금은 바닷물에 의해 만들어진 천일염이다.
천일염으로 생선을 절이니까 생선이 짜진다.
범종각이 타종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25년 5월 1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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