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경계 없이 사는 것 같아도 경계에 갇혀 산다

청아당 2025. 1. 28. 16:27

경계 없이 사는 것 같아도 경계에 갇혀 산다

 

자유로운 바람처럼 경계 없이 지내는 것 같아도

바람도 바람에 갇혀 산다.

 

경계란 구분 짓는 것을 말한다.

 

바람은 경계 없이 다니기로 유명하다.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낳으며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런 바람도 경계의 덫에 걸리면 경계에 갇혀 살게 된다.

 

경계는 경계 없이 구분을 짓는 것 같아도 경계가 없다.

 

자유롭게 다니면 경계가 없는 것이고

움직였다 멈추면 경계가 생기는 것이다.

 

한번 떠난 그 길은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길 위에 또 다른 길이 유혹하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되돌아갈 확신만 있다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것이 그 길이다.

 

가야 할 길이 생기면 가게 되는 것이다.

 

비록 만날 수 없는 그 길이더라도

가야 할 길이 생기면 또다시 가게 되어 있다.

 

만남의 시간보다 더 멀어지더라도

바람이 연결하면 또다시 가야 하는 것이다.

 

경계란 구분만 짓는 것이 아니다.

 

구분을 없애는 것도 경계이다.

 

202512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