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없이 사는 것 같아도 경계에 갇혀 산다
자유로운 바람처럼 경계 없이 지내는 것 같아도
바람도 바람에 갇혀 산다.
경계란 구분 짓는 것을 말한다.
바람은 경계 없이 다니기로 유명하다.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낳으며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런 바람도 경계의 덫에 걸리면 경계에 갇혀 살게 된다.
경계는 경계 없이 구분을 짓는 것 같아도 경계가 없다.
자유롭게 다니면 경계가 없는 것이고
움직였다 멈추면 경계가 생기는 것이다.
한번 떠난 그 길은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길 위에 또 다른 길이 유혹하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되돌아갈 확신만 있다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것이 그 길이다.
가야 할 길이 생기면 가게 되는 것이다.
비록 만날 수 없는 그 길이더라도
가야 할 길이 생기면 또다시 가게 되어 있다.
만남의 시간보다 더 멀어지더라도
바람이 연결하면 또다시 가야 하는 것이다.
경계란 구분만 짓는 것이 아니다.
구분을 없애는 것도 경계이다.
2025년 1월 28일 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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