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수장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청아당 2024. 11. 20. 10:15

수장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처음 가는 길에 목숨걸지 않으면 두려워서 아무것도 못 한다.

 

관리소장의 업무 책임과 소방안전관리자로서의 책임은 막중하기 때문이다.

 

주상복합건물의 시설물과 입주자(입점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에

그 책임은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온다.

 

더구나 시행사와 함께 업무를 본다는 것은

심리적인 압박감이 그만큼 큼을 알 수 있다.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고하는 본사 직원들의 눈에 갇혀있다 보니

그 어려움은 클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항하기 위해 입대의와 상가관리단을 만들었지만

이 역시 처음 가는 길이기에 크게 도움이 안된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에 어느 정도의 방어막 역할은 해준다.

 

유아기를 거쳐 청소년기를 보낸 후

한정능력자의 탈을 벗겨주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입대의 쪽은 자신의 명의로 계약하는 것을 꺼리는 눈치이다.

상가관리단 쪽은 자신의 명의로 계약하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되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이다.

 

수장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그만큼 무게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수없이 설득이라는 단어를 동원하여 안심시킨 후에야 의사결정을 내리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관리소장은 수시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최일선에 서 있다.

 

입대의와 상가관리단의 의견을 들어 실행에 옮기기도 하지만

웬만한 것은 스스로 준비해야 하기에 많은 업무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년 넘게 실행해 오면서 입대의와 상가관리단을 2월에 결성시켰고

고유번호와 수익사업이 가능하도록 4월에 사업자등록증도 만들고

법인통장도 만들고

9월과 10월에 최종적으론 공과금(전기, 수도, 난방) 명의변경까지 완료시켰다.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크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공문서와 내용증명 등

소송에 필요한 준비 작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행사를 상대로 국민신문고에까지 접수하고

건축법 위반이라는 결과까지 얻어냈다.

 

시행사는 맷집이 좋아서 웬만해선 쓰러지지 않는다.

 

강자한텐 약하지만 약자를 교묘하게 잘 찾아 들어가기에

그것으로 한번 맺은 계약도 수시로 번복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시행사를 상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대응해야만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난관과 고난이 줄을 서서 기다리겠지만

해야 할 일은 할 수밖에 없다.

 

20241120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