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돌아보면 회고록이 된다
과거로 돌아가다 보면 자신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잘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이 먼저 가슴을 울린다. 잘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못 했던 기억이 더 선명하다.
무엇보다도 젊음이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그 소중한 시간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뒤로 가면 추억이요 앞으로 가면 生이기에 삶과 죽음은 한 획 사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달려가야 할 이유이자 뒤로 가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복은 불행을 통해 발전한다고는 하지만 행·불행은 주어진 삶의 여건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마음이 꽉 막힌 상태로 답답하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기에 그렇다.
바람이 잘 통하는 길목에 마음을 걸어두면 좋을 텐데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것이 삶이다 보니 그 아쉬움은 더욱 크게 와닿는다.
그래도 삶은 앞만 보며 달리기에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을 향해 달리게 되어있다.
잠시라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가야 할 길을 정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고 아무렇게나 가는 인생길 같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지침에 따라 흘러가게 되어있다.
자신이 정해놓은 길을 간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자신만의 착각이다. 모든 길은 보이지 않는 실타래에 얽혀 있어 서로가 서로의 길이 되어주며 앞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있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서로 얽혀 있는 상태로 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길은 바람이 있어 행복하다.
바람은 길이 있어 행복하다.
길과 바람이 있어 하늘과 땅을 걸어 다닐 수가 있고 헤집고 다닐 수가 있다.
삶은 길이요, 바람이요, 구름이다.
더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침묵 속으로 걸어가는 바람이 있어 행복할 뿐이다.
2020년 7월 4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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